올해 4월까지 우리나라 살림이 46조원 규모의 적자를 냈다.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던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역대 세 번째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12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6월호에 따르면, 올해 4월 말까지 정부 총수입은 231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17조7000억원이 증가했다. 총지출은 262조3000억원으로 1조9000억원 늘었다.
총지출에서 총수입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31조2000억원 적자를 나타냈다. 수입이 지출보다 크게 늘면서 적자 규모는 지난해보다 15조8000억원 개선됐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사회보장성기금 수지 흑자(14조8000억원)를 제외하고 실질적인 나라 살림 현황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46조1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 역시 전년 동월보다 적자 규모가 18조5000억원가량 줄었다.
적자 규모는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올해 4월까지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지난해(64조6000억원)와 2020년(56조6000억원)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크다.
다만, 이번 수치에는 지난달 통과된 추가경정예산은 반영되지 않았다. 향후 추가 편성될 추경 등을 고려하면 더 나빠질 가능성도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적자는 그달까지의 수익과 지출로 계산한다”며 “앞으로 5월 집행 실적과 세수 실적을 봐야 정확한 적자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국세수입이 크게 늘어나면서 재정 상황이 다소 개선된 것이 특징이다. 4월까지 국세수입은 142조2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16조6000억원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기업 실적이 개선돼 법인세수가 13조원 늘었다. 소득세는 성과급 지급 확대와 근로자 수 증가의 영향으로 3조5000억원 증가했다. 교통세(5000억원)와 관세(3000억원)도 늘어났다. 반면, 부가가치세(6000억원)와 증권거래세(8000억원) 세수는 감소했다.
세외수입은 15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4조원이 늘어났다. 기금 수입은 1년 전보다 2조9000억원 감소한 73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4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 잔액은 1197조8000억원을 기록, 1200조원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채 잔액은 1196조5000억원, 차입금은 1조2000억원, 국고채무부담행위는 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국고채 발행 규모는 19조원으로 5월까지 누계로 보면 총 100조2000억원이 발행됐다. 연간 총 발행 한도의 48.4%에 달했다. 지난달 외국인 국고채 순 투자는 9조1000억원 순 유입으로 집계됐다.
5월 국고채 금리는 미국 무역협상 진전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완화, 미국 재정적자 확대 우려에 따른 글로벌 금리 상승 등 영향으로 전월보다 상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