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아지와 함께하는 여행이 드디어 첫걸음을 뗀다고 생각하니 정말 설레고 기대가 큽니다.”
2025년 6월 여행 산업계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진다. 반려동물과 함께 떠나는 해외여행이 그것이다. 국내 대표 여행사 모두투어가 야심차게 기획한 반려견 동반 베트남 여행이 이달 중순 첫 비행으로 본격 스타트를 끊는다. 앞서 모두투어는 지난 3월 국내 주요 여행사 최초로 반려동물 동반 해외여행 패키지를 출시한 바 있다. 이번 상품의 담당자인 이우연 모두투어 상품본부장은 9일 인터뷰에서 출국을 앞둔 반려가족 만큼이나 설렌다며 웃었다.
◆전문 브랜드 ‘모두N펫’ 1년간 공들인 결과물
모두투어에서 반려동물 동반 해외여행 상품에 대한 아이디어가 처음 논의된 것은 지난해 이맘때였다. 이 본부장은 “회사 동료가 반려견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뒤 ‘내년에는 해외여행도 가보고 싶다’고 말한 게 계속 귀에 맴돌았다. 앞서 주변 지인들로부터 강아지랑 같이 갈 수 있는 해외여행 상품도 있느냐는 질문도 종종 받은 터였다”며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진짜 수요로 연결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모두투어는 반려동물 동반 해외여행 브랜드 ‘모두N펫’을 출범하며 본격적인 상품 개발에 돌입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참고할 만한 사례가 거의 없었다. 벤치마킹 기준조차 없으니 모든 걸 처음부터 새로 만들어야 했다.

우선 반려동물 출입국 및 항공 운송 규정에 대한 체계적인 매뉴얼화에 나섰다. 공항 검역소, 항공사 등 관련 기관과 협조를 통해 명확한 절차와 가이드라인을 수립했다. 이후 내부 소비자 데이터를 분석해 여행국을 베트남으로 정했다. 반려동물 친화적 인프라를 갖춘 현지 협력업체를 선정하고 현지 실사로 완성도를 높였다.
이 본부장은 “선제적 대응과 끈기 있는 준비가 업계 최초의 펫 동반 해외여행 상품 출시로 이어졌다”며 “모두투어가 그동안 전 세계에 구축한 협력 네트워크가 큰 힘이 됐다. 사내 반려인 직원들의 아이디어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숙소, 관광지, 먹거리, 의상 모두 ‘펫과 함께’
현재 모두N펫 상품은 베트남 다낭, 나트랑으로 각각 떠나는 두 가지 패키지다. 다낭 패키지는 세계 6대 해변으로 꼽히는 미케비치에서 반려견과 산책을 즐기며 야시장, 투본강, 안방비치 등 주요 관광지를 방문할 수 있다. 또 여행 기간 동안 보호자는 수제버거, 쌀국수, 분짜, 반쎄오 같은 현지 특식을, 반려견은 전용 간식을 즐길 수 있다. 숙소는 펫 전용 침대와 식기, 에코백, 배변 패드, 비누 등이 준비된 반려동물 친화 호텔(포 포인츠 바이 쉐라톤 다낭)이다. 반려견과 함께 베트남 전통 의상을 입고 스냅촬영을 할 수 있다.


나트랑 상품도 펫 프렌들리 호텔(시타진 레이프런트 나트랑)에 묵으며 무이네 붉은모래 사구, 야시장, 해양공원 같은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다. 현지 특식 및 반려견 전용 간식, 스냅 촬영이 특전으로 제공되며, 피로를 풀 수 있는 아쿠아 스파 이용권도 포함됐다.
이 본부장은 “모두N펫 상품은 반려동물 동반 고객들만 모집, 소규모로 여유로운 여행이 가능하다”며 “현지 가이드도 반려인 직원으로 배정한다. 반려동물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고객과 공감대를 바탕으로 반려가족이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숙소나 식당도 단순히 반려동물 수용 가능 여부만을 따진 것이 아니라 전용 공간 여부, 주변 산책 환경 등 요소를 고려한 디테일이 눈에 띈다.
◆새로운 시도에 뜨거운 관심… “여행지 추가 준비”
모두투어는 지난달 국내 최대 규모의 반려동물산업박람회(펫페어) 메가주에 참여해 모두N펫 상품을 홍보했다. 행사가 열린 사흘 동안 반려가족 방문객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220여 명이 상품 예약을 하면서 3억500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다른 참가 업체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모두N펫이 화제였다. 그만큼 반려동물 동반 해외여행은 관련 산업의 팽창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상품이었다.
이 본부장은 “시장이 앞으로 더 성장할 것으로 본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보호자가 늘어나는 만큼 동반 여행의 니즈도 커지고 있다. 실사를 위해 방문한 베트남의 펫 인프라를 통해서도 발전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특히 MZ세대는 ‘보는 여행’이 아니라 ‘경험하고 교감하는 여행’을 추구한다. 펫 동반 여행이 트렌드를 넘어서 하나의 독립된 여행 문화로 자리 잡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다. 업계 최초로 동반 해외여행을 시작한 모두투어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출입국 절차와 관련 서류 준비라는 측면에서 반려인의 정보가 부족한 실정인데, 모두투어가 자세하게 안내를 하고 있다. 국가별 검역 규정에 따른 예방접종 증명서, 건강 진단서, 마이크로칩 등록 여부 등 까다로운 사전 준비를 지원한다.
모두N펫은 고객 눈높이에 맞는 세심한 기획과 서비스 품질에 집중하는 동시에 신규 상품도 준비 중이다. 이 본부장은 “고객분들의 반응과 피드백을 바탕으로 완성도를 높이겠다”며 “베트남 내 다른 지역은 물론 태국 등 다른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반려견만 가능하지만 앞으로 다른 반려동물과 동반 여행 상품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