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 이후 원·달러 환율이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5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주간 거래 종가 기준(오후 3시 30분)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1원 내린 1358.4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350원대를 찍은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여 만이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 후 국내 정치 불확실성은 커졌다.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는 환율에도 영향을 끼쳤다. 1400원대를 넘어선 환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여파로 1500원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계엄 등 국내 정치 불안으로 인해 환율이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 30원 이상 올랐다”고 진단했다.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국내 정치 불확실성은 해소됐다. 환율 역시 하향 곡선을 그렸다. 이 총재는 “원화가 상대적으로 많이 강세가 된 것은 지난 6개월간 경제 여건에 비해서 정치적인 불확실성으로 인해서 굉장히 많이 절하가 됐기 때문”이라면서 “그중 1400원 중반에서 지금 수준으로 내려오는 과정에서 다른 통화에 비해서 더 많이 절상됐다”고 밝혔다.
이어 “비정상이 정상화되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기대와 함께 더 많이 절상된 면이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 지수가 굉장히 올라갔다가 지금은 계엄 전인 지난해 11월 수준 정도로 돌아왔다. 정치적 요인이 환율에 주는 상황은 지금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정상화된 지금 상황에서 앞으로 환율이 더 어떻게 움직일지 그 방향성에 대해서는 예측하기가 더 어렵다”고 바라봤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대선은 주요 후보 모두 민생 회복 및 내수 부양을 강조한 만큼 결과에 따라 환율 방향이 달라지는 변수는 아니었다”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 및 조기 대선 일정이 수립돼 환율이 급락한 바 있다. 정치 리스크 해소는 이미 일정 수준 반영됐다”고 밝혔다.
또한, “그간 지연됐던 정책이 시행되며 경기 회복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나타났던 환율 하락 추세를 뒷받침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재명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환율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면서 경제성장 정책에 대한 기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정권이 나올 때마다 소비심리가 반등했던 점도 미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법 개정 및 주식시장 활성화를 포함한 금융시장 친화 정책을 내세운 바 있다. 국내 자산 투자 수요가 개선될 경우 역시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