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제21대 대통령의 임기가 4일 공식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실용주의를 앞세워 분열된 사회를 통합해 앞으로 나아갈 동력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에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열린 취임선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이번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했든 크게 통합하라는 대통령의 또 다른 의미에 따르겠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통합을 5번 언급하는 등 의지를 보였다. 행사는 대한민국 헌법 제69조에 따른 대통령 취임선서와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그러면서 ▲명실상부한 국민이 주인인 나라 ▲다시 힘차게 성장 발전하는 나라 ▲모두 함께 잘 사는 나라 ▲문화가 꽃피는 나라 ▲안정하고 평화로운 나라를 약속했다. 정의로운 통합정부, 유연한 실용정부를 내세웠다. 탈이념적 성격인 실용주의를 앞세워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양 극단으로 분열된 사회를 통합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불황과 일전을 치르는 각오로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를 바로 가동하겠다”면서 “국가 재정을 마중물로 삼아 경제의 선순환을 되살리겠다”고 밝혔다.
내란 척결에도 방점을 찍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 주권을 빼앗는 내란은 이제 다시는 재발해선 안 된다”면서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합당한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취임선서식에는 우원식 국회의장, 조희대 대법원장, 김형두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이주호 국무총리 권한대행, 노태악 중앙선관위원회 위원장 등 5부 요인을 비롯해 국무위원, 각 정당 대표와 국회의원 및 종교계 대표 등 총 300여명이 참석했다. 국회 직원들은 안전펜스 밖에서 참관했고 일반 시민들도 국회 잔디광장에서 방송 생중계로 취임선서를 지켜봤다.
당선 즉시 국정 현안을 신속하게 챙기고자 하는 이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이번 행사는 취임선서 중심으로 간소하게 진행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당선된 문재인 전 대통령 역시 당선 다음 날인 2017년 5월 10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300여명을 초대해 간소하게 취임식을 치른 바 있다.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대통령 당선인 결정을 위한 제9차 전체 위원 회의를 열고 이 대통령을 당선인으로 공식 확정했다. 궐위 선거로 진행됐기 때문에 선관위에서 당선인 결정안이 의결되는 즉시 신임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됐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6시 21분을 기해 임기가 공식 개시됐다.
국군 통수권 등 대통령의 고유 권한은 임기 개시 시점에 이주호 전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이 대통령에게 자동 이양됐다. 대통령 당선증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이 대통령의 대리인 자격으로 수령했다. 임기 개시 후 첫 공식 업무로 김명수 합참의장과 통해 군 통수권 이양 보고를 받았고 이어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대선 개표 종료 결과 1728만7513표, 49.4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지난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얻은 1639만4815표를 뛰어넘는 수치로 역대 대선 최다 득표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