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실시된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문수 대선 후보에 크게 앞서면서 당선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 후보는 개표 시작 약 1시간40여분만에 앞서면서 김 후보와의 격차를 벌려나갔다.
4일 오전 0시 30분 현재 이 후보와 김 후보의 득표율은 각각 48.83%, 42.74%로 집계됐다. 이 후보의 득표율은 이날 오후 10시16분 개표가 약 10.2% 진행된 상황에서 김 후보를 역전했다. 이후 사전투표함 개표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며 이 후보와 김 후보 간 득표율 격차는 점차 벌어졌다. 현재까지 개표율은 59.87%다.
이날 오후 8시 발표된 출구조사에서도 이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됐다. 이날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가 한국방송협회와 함께 진행한 출구조사에서 이 후보와 김 후보의 예상득표율은 각각 51.7%, 39.3%였다. 주요 종합편성채널 예측조사에서도 이 후보가 큰 우위를 보였다. JTBC의 경우 이 후보의 예상득표율(50.6%)이 김 후보(39.4%)보다 높았다. 채널A 예측조사의 예상득표율은 이 후보 51.1% 김 후보 38.9%였고, MBN 예측조사에서도 이 후보(49.2%)가 김 후보(41.7%)를 앞섰다.
이 후보는 전국 득표율뿐만 아니라 ‘우세’ 지역 수 기준으로도 김 후보를 압도했다. 방송 3사가 발표한 출구조사를 지역별로 나눴을 때 이 후보가 11곳, 김 후보가 3곳에서 득표율 1위를 기록했다. 이 후보는 서울과 경기, 인천, 충북, 충남, 세종, 대전, 전북, 전남, 광주, 제주 지역에서 김 후보를 앞섰다. 김 후보는 경북과 대구, 부산에서 득표율 1위를 나타냈다. 강원과 경남, 울산에서는 두 후보가 경합세를 보였다.
성별로는 여성 유권자가 이 후보에게 55.1%를, 김 후보에게 39.2%를 투표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 유권자는 이 후보에게 48.3%, 김 후보에게 39.4% 표를 던졌다.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대선 개표 상황실에 있던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이날 오후 8시 이 후보가 과반이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이재명”을 연호하며 환호했다. 이 후보의 인천 계양구 자택 앞에 모인 수백 명의 지지자들과 주민들도 출구조사 결과를 보며 “대통령 이재명”을 외치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2022년에 이어 두 번째 대권 도전에 나선 이 후보는 선거 기간 내내 내란 세력을 심판하고 대한민국을 바꾸겠다고 외쳤다. 이 후보는 이번 대선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적인 비상계엄 선포에라 치러진다는 점을 연일 부각시켰다. 그는 “코스피 5000 달성”, “세금으로 집값 잡지 않겠다”, “즉각적인 추가경정예산(추경)” 등을 강조하는 등 민생·경제 메시지에 집중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후보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지난 2일 “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지휘하는 비상경제대응TF를 곧바로 구성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3년 전 낙선을 교훈삼아 중도 보수를 표방하는 이른바 ‘우클릭’ 행보를 통해 중도표도 흡수했다. 김 후보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법인세, 상속세 및 소득세 감면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재명 독재’를 막아달라”고 호소했지만 낙선의 쓴잔을 마셨다.
한편 이번 대선 최종투표율은 79.4%로 잠정 집계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투표를 마감한 결과 전체 유권자 4439만1871명 가운데 3524만416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번 대선 투표율 잠정치는 1997년 15대 대선 투표율(80.7%)에 이어 28년만에 가장 높았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