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5조원 가까이 불어나면서 8개월 만에 가장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하를 포함해 다음 달 도입되는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등이 겹치면서 대출 수요가 쏠린 영향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748조81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4조9964억원 증가한 규모다.

지난 4월(4조5337억원)에 이어 두 달 연속 4조원대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가계대출이 폭증했던 지난해 9월(5조6029억원)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93조6616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2316억원 확대됐다. 지난해 9월(5조9148억원) 이후 8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신용대출도 전월 대비 8214억원 늘어나 4월(8868억원)에 이어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올 초 해제됐던 토지거래허가구역 영향이 가계대출 증가세에 영향을 미친 가운데 금리 인하를 포함해 다음 달 도입되는 3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 등이 맞물리면서 대출 수요가 불붙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3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면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만큼 규제 강화 전 서둘러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쏠린 것이다.

한국은행의 지속적인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져 가계부채가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은 있다. 이에 수도권과 지방 부동산이 양극화 현상을 보여 이를 차별화하는 투트랙 규제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은 현재 90%로 일원화한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수도권에서만 70~80% 수준으로 낮추는 추가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