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2일, 제주를 시작으로 경부선을 따라 올라가는 ‘국토 종단 유세’에 나섰다. 남은 하루를 전국을 누비며 보수층 결집과 중도층 확장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전략이다.
첫 일정으로 김 후보는 제주 4·3 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했다. 대선 후보 자격으로는 처음으로 제주를 방문한 김 후보는 특별한 복장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최근 화제를 모은 제주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속 주인공 ‘양관식’을 연상케 하는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등장했다.
김 후보는 “제가 관식이 옷만 입었지, 방탄조끼는 안 입었다”며 “육지는 지금 덥지만 땀을 흘리면서도 방탄조끼를 덮어쓰고, 이제는 아예 방탄법까지 만든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정조준했다.
이어 그는 “아버지는 재판만 5개 받고 있고, 아내는 법인카드로 유죄판결, 아들은 상습도박에 욕설까지 온 가족이 범죄자인데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고등학교밖에 안 나왔지만 정직하게, 거짓말 안 하고 도박도 욕도 안 하는 평범한 사람이 대통령 가족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가족 이야기도 언급했다. “제 딸은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는데, 월급은 적어도 어르신들을 돕는 일을 하며 착하게 살아간다. 한 번도 욕하는 걸 본 적 없다”고 말했다.

이날 김 후보는 부산 유세 현장에서 과거 비상계엄 논란에 대해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고, 당정 관계의 쇄신도 약속했다.
그는 “이준석 후보와 단일화를 이루지 못한 점 송구하다”면서도 “이 후보를 찍으면 결국 이재명 후보를 돕는 결과가 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대구 유세에서는 김 후보의 딸 김동주 씨가 연단에 올라 지원사격에 나섰다. “마이크 잡는 건 처음”이라며 운을 뗀 김동주 씨는 “여러분 대신 아빠의 다짐을 확인하고 싶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 “손주들이 배울 수 있는 인격적으로 성숙한 대통령이 될 건가요?, 부모님 세대가 존경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실 건가요?”라고 물었고, 김 후보는 “하겠습니다”, “지키겠습니다”라고 답하며 머리 위로 하트를 그려 보이기도 했다.
김 후보의 파이널 유세는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다. 이후 홍대와 신논현 등 청년 밀집 지역을 돌며 야간 유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막판 여론의 흐름도 김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깜깜이 기간’에 돌입한 가운데, 이재명 후보 아들의 벌금형 논란과 유시민 작가의 ‘설난영 여사’ 관련 발언 등이 중도층 이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PK와 TK 등 전통적인 지지 기반에서 낮은 사전투표율을 본투표로 만회하겠다는 각오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대구·경북 유권자들 중 본투표에 반드시 참여하겠다는 시민이 많았다”며 “투표율 80%, 득표율 80%가 목표”라고 밝혔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