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분기 인터넷전문은행(인터넷뱅크) 성적표 간 희비가 엇갈렸다. 카카오뱅크는 지속적인 고객 유입과 트래픽 확대를 기반으로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하지만 케이뱅크는 1분기 역성장하면서 토스뱅크에 2위 자리를 내주었다. 향후 2·3위를 둘러싼 실적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1분기 영업이익은 1830억원, 당기순이익은 1374억원으로 인터넷뱅크 중 1위에 올랐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각각 23.3%, 23.6% 증가한 규모로, 분기 최대 실적이다.
카카오뱅크는 최대 3억원 한도의 신용대출을 출시하고 하반기에는 비대면 담보대출을 선보이는 등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 라인업을 강화해 시장 커버리지를 넓힌다. 나아가 세금 통합 관리, 정부 지원금 찾기 등 소상공인 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탑재해 사업자 전용 플랫폼으로 성장을 지속할 예정이다. 또한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서비스를 출시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등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지난해 첫 연간 흑자를 올린 토스뱅크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2위 자리를 차지했다. 토스뱅크는 1분기 18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148억원)보다 26.2% 늘었난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자이익은 2045억원으로 전년 동기(1759억원) 대비 16.30% 증가했다.

토스뱅크의 1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한 것은 비이자수익 덕분이다. 높은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와 플랫폼 기능 강화로 비이자수익이 1분기 37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247억원) 대비 51% 성장했다. 회사 측은 대부분의 수수료가 무료라는 대고객 비용이 큰 특성에도 불구하고 목돈굴리기, 체크카드·상업자표시전용카드(PLCC) 등 함께 대출 등 수익원의 다양화와 빠른 성장으로 비이자 부문의 손익구조가 점차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고객 수 성장이 활성 고객 증대로 이어지며 플랫폼 파워가 더욱 강화했다”며 “외환 송금, 액티브 시니어 특화 서비스, 금융상품 직접 판매 등 출시를 예정 중인 서비스의 탄탄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케이뱅크는 올 1분기 총 16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507억원)보다 68.2% 급감한 수준이다. 케이뱅크의 올 1분기 이자이익은 108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1357억원과 비교해 20% 줄었다. 가계 대출이 제한된 가운데 수신 잔액이 확대하면서 이자 비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의 계좌 계약을 맺고 있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따라 가상자산 예치금 이용료율이 0.1%에서 2.1%로 상향 조정되면서 업비트 예치금에 대한 이자 부담이 늘어났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가계 대출이 제한된 가운데 수신 잔액이 늘며 이자 비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기업상장(IPO)에 도전하는 케이뱅크는 향후 실적 회복이 상장 성공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2년 9월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한 뒤 상장을 준비했으나 2023년 2월 투자심리 위축 등을 고려해 상장을 연기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상장을 목표로 두 번째 IPO를 추진했으나 수요 예측이 부진하게 나오면서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