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대 대통령 선거 당일이 되며 방송사 출구조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는 이번 대선에서도 한국방송협회와 함께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orea Election Pool, KEP)를 구성하고 출구조사를 실시한다. 이번 출구조사는 선거 당일인 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325여 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유권자 약 10만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초박빙이었던 지난 대선에선 엇갈린 결과를 내놓기도 했지만 그동안 대선에선 정확도가 상당히 높았다. 이번 대선에서도 기대가 커지고 있다.
출구조사는 1960년대 미국에서 시작됐다. 1967년 미국 CBS의 전화 예측조사가 시초로 알려져 있다. 이듬해인 1968년 미국 대선에서 실제 결과와 비슷한 결과를 예측하면서 전 세계로 확산됐다. 우리나라에서 출구조사가 공식적으로 허용된 것은 1995년이었다. 그해 12월 개정된 공직선거 및 선거 부정방지법에 따라 투표소에서 500m 떨어진 곳에서 조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개정안에 따라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출구조사가 시범적으로 실시됐다. 당시 조사는 대면이 아닌 전화로 이뤄졌다.
출구조사는 총선에서 유독 고전했다. 1·2당을 팽팽하게 본 2012년 총선에선 개표 후 새누리당 152석, 민주통합당 127석으로 나왔다. 새누리당 우위로 예상된 2016년 총선은 더불어민주당이 한석 차이로 1당을 차지했다.
이와 반대로 대선과 지방선거에선 정확도·신뢰도를 자랑했다. 전국단위 현장 출구조사를 실시한 제16대 대선부터 제19대 대선까지 4차례 모두 출구조사 결과가 실제와 거의 맞아떨어졌다. 출구조사 1위 후보가 대통령 당선증을 거머쥐는 결과를 냈다.
노무현 후보가 당선됐던 16대 대선 당시 출구조사는 노무현 후보 48.4%, 이회창 후보 46.9%로 예상했다. 실제 결과는 각각 48.9%, 46.6%로 실제와 매우 비슷했다. 초박빙이었던 18대 대선 출구조사에선 박근혜 후보 50.1%, 문재인 후보 48.9%로 조사됐는데, 실제 결과는 각각 51.5%, 48.0%로 집계됐다.
대통령 탄핵으로 실시된 19대 대선에선 출구조사에서 문재인 후보 41.4%, 홍준표 후보 23.3%, 안철수 후보 21.8%로 예상했다. 실제 개표 결과도 41.1%, 24.0%, 21.4%로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지난 대선에서는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가 이재명 후보 47.8%, 윤석열 후보 48.4%로 집계됐다. 다만, JTBC 출구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48.4%, 윤 후보가 47.7%로 지상파 방송 3사와 엇갈린 결과가 나왔다. 실제 결과는 윤 후보가 이 후보를 0.73%포인트 차로 앞섰다.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는 실제 선거 결과에 근접하며 족집게 명성을 이어갔다.
한편 당선인 윤곽은 개표가 70∼80%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정부터 드러날 전망이다. 다만 최종 투표율과 투표소별 개표 진행 상황, 후보자 간 접전 여부 등에 따라 개표 결과 시간에 차이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대선 개표가 4일 오전 6시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