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바이오로직스, "ADC분야에서 글로벌 제약사들 시선 집중"

pH-감응 항체 발굴 기술의 작용 기전: pH-감응 항체는 정상세포의 pH(7.4)에서는 표적과 거의 결합하지 않지만, 종양세포의 환경(pH 6.0)에서는 강하게 결합해 종양을 살상한다. (와이바이오로직스 제공)

항체와 독성 약물을 결합해 암세포만 ‘콕’ 찍어 공격하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제가 글로벌 바이오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중국 라노바 메디신스의 전임상 ADC에 6억 달러(8000억원)를 투자했고, 미국 화이자는 ADC 전문 기업 시젠을 430억 달러(57조원)에 인수했다. MSD도 중국 ADC 개발 기업 켈룬 파마수티컬 지분을 인수하면서 ADC 후보물질이 승인을 받을 경우 최대 93억 달러(12조3600억원)를 지급키로 했다.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ADC인 엔허투가 시장 가능성을 직접 증명한 뒤 벌어진 일이다.

 

국내서도 ADC 분야에서 신약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항체신약기업 와이바이오로직스다. 23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인투셀의 개발 최상위 파이프라인(B7H3-ADC)의 공동 개발 파트너로도 알려졌다.

 

ADC 분야에서 와이바이오로직스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뭘까. SK증권은 보고서 ‘AACR 2025 참관후기’에 따르면 “항체 독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 중심축 확보”에 있다고 설명한다.

 

SK증권 보고서가 말한 ‘차세대 기술 중심축’이란 pH-감응 항체 발굴 기술과 Fc 사일런싱 플랫폼 기술이다.

 

와이바이오로직스의 차세대 기술이 업계의 주목을 받는 건 바로 ADC 약물의 최대 부작용을 근본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다.

 

와이바이로직스 측에 따르면 ADC 약물은 대체적으로 항암 효능은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상당히 높은 빈도로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독성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독성은 크게 항체 관련 독성과 링커의 불안정성으로 인한 독성으로부터 유발된다.

 

와이바이로직스 관계자는 “그 중 항체 관련 독성은 크게 ‘타깃-연관 독성(on-target, off-site toxicity)’과 ‘오프타깃 독성(off-target toxicity)’이 있다. 우선 타깃-연관 독성은 치료제가 정확한 표적(Target)에 작용하긴 했지만, 그 표적이 정상세포에도 영향을 미쳐 발생하는 부작용” 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ADC 항체의 타깃인 항원단백질이 종양세포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정상 장기·조직 등 일부 정상세포에도 존재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와이바이로직스가 독자 개발한 pH-감응 항체 발굴 기술은 타깃-연관 독성을 낮출 수 있다. pH-감응 항체는 정상세포의 pH(7.4)에서는 표적과 거의 결합하지 않지만, 종양세포의 환경(pH 6.0)에서는 강하게 결합하기 때문이다.

 

와이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자사는 오프타깃 독성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했다”며 “오프타깃 독성은 정해진 표적과 관련이 없는 단백질·세포에도 ADC가 작용·반응해 발생하는 부작용” 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입을 검토하는 것이 바로 Fc 사일런싱 플랫폼 기술인 스텔스바디”라고 덧붙였다.

 

스텔스바디는 항체가 면역세포에게 결합하지 않도록 항체를 변형시키는 기술로, ADC의 오프타깃 독성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이 기술을 국내 비상장사인 크로스포인트로부터 도입하기로 하고 물질을 평가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pH-감응 항체는 아니나 와이바이오로직스가 인투셀과 개발 중인 B7H3-ADC는 올해 하반기 국내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하고, 연말엔 미국 임상을 위한 IND도 제출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와이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B7H3-ADC 기술수출이 실제로 진행될 경우 와이바이오로직스는 기술수출 규모에 따라 최소 수백억 원대 이상의 수익 확보가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와이바이오로직스가 B7H3-ADC에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후 임상·허가·매출 과정에서 단계적으로 마일스톤이 분할 유입될 수도 있고, 글로벌 시장에 판매가 시작되면 로열티를 받을 수도 있다.

 

이선경 SK증권 연구원은 “와이바이오로직스는 리가켐·인투셀 등 다양한 기업과 협업하며 이미 고유의 항체 발굴 능력을 입증한 상황”이라며 “기술수출이 성사되면 연구개발(R&D)을 가속화해 경쟁력 있는 글로벌 신약 개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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