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니의 새로운 형제가 나타났다. 주인공은 미니 에이스맨으로 무려 10년 만에 새로운 라인업의 탄생을 알렸다. 미니 해치백과 미니 컨트리맨의 중간 사이즈로 소형 SUV를 추구하는 순수 전기차(EV)다. 감성에 실용성까지 더한 미니 에이스맨은 국내에서 어떤 반응을 일으킬까.
최근 기자는 미니 에이스맨(Aceman) SE를 타고 서울에서 세종 등지 약 300㎞를 주행해봤다.


◆미니답다…유니크 그 자체
우선 외관은 미니답게 유니크했다. 레벨 레드 색상에 작지만 통통한 외모는 니모를 닮은 듯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8각형 그릴과 다각형 눈매를 적용해 기존 둥글둥글했던 미니 디자인 범주의 틀을 깼다. 뿐만 아니라 라이트 점등방식도 클래식과 JCW 등 총 3가지 스타일로 기분에 따라 바꿀 수 있어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 가능했다. 다만 유니언잭 리어램프가 점등되나 태생은 중국 장쑤성의 스팟라이트 오토모티브 공장이다.

새로운 미니 세그먼트의 등장이다. 해치백 3도어(3875㎜), 해치백 5도어(4035㎜)보다 전장이 4085㎜로 길다. 전고 역시 해치백(1450㎜)보다 1515㎜로 100㎜가 길며 축거는 2600㎜다. 300ℓ의 트렁크에 2열 폴딩 시 1005ℓ를 품을 수 있다. 하지만 2열은 딱딱하고 좁아 장거리를 이동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

◆디스플레이는 ‘요물’
내부 역시 다른 차량에서 볼 수 없는 재미로 가득했다. 우선 도어를 열면 대시보드 정중앙 태양 같은 OLED 디스플레이가 운전자의 시선을 잡아당긴다. 기본 내장된 TMAP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설정 및 주요 익스피리언스 조작, 축하 메시지, 게임, 영상 등 다채로운 기능 및 콘텐츠를 담았다. 도난 위험이 걱정될 정도로 예쁜 녀석이었다. 안드로이드 오토에서는 다소 반응이 더딘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실내 분위기는 대시보드를 직물로 감싸 포근한 느낌을 선사한다. 다만 암레스트가 고정형이라 스티어링휠 조작 시 간섭을 받을 수 있어 오히려 불편하다는 느낌을 여러 차례 받았다.



◆SE인데…다소 느리다
‘SE’지만 요즘 추세에 비해 느렸다. SE는 한 단계 상위 모델인 JCW와 일반차량의 중간에 위치한다. 최고출력 218마력, 최대토크 33.7kg·m의 전기모터를 탑재했으며, 제로백은 7.1초로 SE치고는 다소 느린 제원을 지니고 있다. 내연기관 SE의 박진감을 기대했다면 다소 아쉬울 수 있다. 이는 전기차인 만큼 컨트리맨의 중량인 1700㎏대의 덩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무게의 압박은 특유의 딱딱한 서스펜션으로 고스란히 전달돼 피로감을 더했다. 기존 물컹한 서스펜션 차량의 방식으로 방지턱을 넘었다간 충격을 느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드라이브 모드도 심혈을 기울였다. 통상 에코·노멀·스포츠로 천편일률적이지만 이번 에이스맨은 달랐다. 총 8개나 되는 익스피리언 모드를 준비한 것이다. 모드를 변경할 때마다 맞줌형 사운드와 그래픽, 앰비언트 라이트가 맞이해줬다. 고카트 모드는 미니 특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과거 미니에서 볼 수 있던 태코미터가 디지털로 펼쳐졌다. 또한 밸런스 모드는 열려있던 선루프가 자동으로 닫히고 마사지 기능이 시작됐다. 다만 마사지 기능은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미약했다. 평소 압력이 센 마사지체어에 익숙한 이들이라면 불만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배터리는 중국산을 사용했다. 54.2kWh 용량 고전압 배터리를 적용해 환경부 인증 기준 1회 충전 시 312㎞를 달릴 수 있다. 소형 SUV의 이름을 달았지만 오프로드를 달릴 수 있는 용도는 아니며, 중·단거리 이동을 비롯해 등하원 및 마트용으로 적합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글·사진=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