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건설이 정부 등의 공사기간 단축 요구를 이유로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 공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31일 밝혔다.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 공사 수의계약 대상 업체인 현대건설이 사업에 불참하기로 함에 따라 가덕도신공항 사업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현대건설은 이날 참고자료를 내고 "안전과 품질 확보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공기 확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 공사를 맡은 현대건설 컨소시엄(이하 현대건설)과 해당 공사 수의계약을 중단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입찰공고상 공사 기간인 84개월을 108개월로 늘려야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토부는 “관련법상 입찰공고 조건을 임의로 바꾸는 건 안 된다”며 현대건설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은 "이번 제안이 국민의 안전을 담보하기에는 부족한 기본계획상의 오류를 바로잡은 것임에도 추가 공사비 요구 꼼수, 특혜 의혹, 사회적 책임 회피 등의 비판을 제기하며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박탈을 요구하고 있다"며 "사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개항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사옥 앞에서 상경 집회까지 진행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현대건설은 “고난이도 해상공항 건설의 특성을 고려해 당사의 글로벌 해상공사 경쟁력을 바탕으로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성해 성실히 입찰 과정에 임해 왔다”면서 “특히 서울 남산 약 3배에 달하는 절취량과 여의도의 약 2.3배 규모의 부지조성을 수반하는 대한민국 최대의 난공사에서 적정공기 확보는 안전과 품질 보장을 위해 타협할 수 없는 제1선결조건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관련 기관에 제시된 절대공기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피력해 왔다“고 밝혔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기본설계 과정에서 250여명의 전문가와 600억원의 비용을 투입해 6개월간 기술검토를 진행했다. 일본 간사이 국제공항,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등 유사 사례와 최근 무안공항 사고 등까지 면밀히 분석해 안전과 품질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적정공기를 도출했다는 게 현대건설 측 설명이다.
회사는 "사업지연을 최소화하고 국책사업 성공을 지원하기 위해 기본설계 관련 보유 권리를 포기하고 후속 사업자 선정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대건설은 정부의 입찰 재공고· 후속사업자 선정 과정에 적극 협조해 신속히 후속사업자가 선정돼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방침이다. 기본설계도서 권리도 포기한다. 현대건설 측은 “이는 컨소시엄의 입장이 아닌 당사의 단독 입장표명으로, 당사는 컨소시엄과 관련된 모든 권리를 포기함으로써 컨소시엄이 와해되지 않고 사업 참여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 사업지연이 최소화 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