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관세 폭탄의 충격이 본격화하고 있다. 산업생산, 소비·투자 지표가 석달 만에 트리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全)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3.5으로 전달보다 0.8% 하락했다. 올해 1월(-1.6%)에 이어 석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 1월 줄었지만 2월과 3월에는 각각 0.7%, 0.9% 늘었다.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2.9%)와 자동차(-4.2%) 등 주력산업 생산이 나란히 부진했다. 특히 자동차 생산은 지난해 11월(-6.6%) 이후 5개월 만에 감소세를 나타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4월 3일부터 발효한 외국산 자동차 25% 관세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조지아주에 완공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이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한 것도 국내 생산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자동차는 기타 친환경차나 특수목적용 등 완성차 중심으로 감소했다"며 "3월부터 조지아 공장이 본격 가동되고 관세 영향도 반영돼 생산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서비스 소비를 보여주는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 등에서 늘었으나, 전문·과학·기술, 금융·보험 등에서 줄어 전월보다 0.1% 감소했다.
재화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는 0.9% 줄었다. 3월(-1.0%)에 이어 두 달째 쪼그라들었다. 컴퓨터를 비롯한 내구재(-1.4%), 의류를 비롯한 준내구재(-2.0%), 비내구재(-0.3%) 등의 씀씀이가 모두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0.4% 줄면서 전달(-0.6%)에 이어 두달째 감소했다. 기계류 투자가 -4.5% 감소했다. 건설사 시공액을 뜻하는 건설기성이 -0.7%를 기록하면서 두달째 감소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앞으로 경기국면을 예고해 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3포인트 올랐다.
이두원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4월 주요지표는 관세 영향 등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 소비심리 회복 지연이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건설업 부진 등으로 전반적으로 감소했다"고 짚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