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는 바퀴 달린 컴퓨터에요. 자동차 브레이크보다 먼저 점검 해야하는 게 보안입니다.“
김덕수 아우토크립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29일 서울 삼성동 아우토크립트 미래모빌리티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차랑 소프트웨어(SW)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차량 SW 업체 아우토크립트는 자동차 전자제어장치(ECU)의 SW 해킹을 막는 '차량 내 시스템 보안'(IVS) 기술에 특화한 기업이다. IVS는 차량 내 전자제어장치(ECU) 간 통신과 소프트웨어 보안을 담당하는 기술이다. 아우토크립트는 설계·개발·시험·검증·양산까지 차량 생산 전 공정에 보안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고객사의 양산 차량 1대마다 로열티(기술 사용료)를 받는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
또 회사는 차량에 탑재된 SW가 유럽연합(EU) 등의 규제 표준에 적합한지를 입증하는 서비스(Technical Service·TS)도 제공한다. 현재 전 세계 21개 완성차 브랜드 및 상위 30위권 글로벌 부품사 중 약 40%와 양산 계약을 체결해 차량용 보안 SW와 인증 대응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또 자율주행 인프라 등 차량 외부 통신 보안(V2X) 사업도 영위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SW 시장은 오는 2030년까지 6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동차가 점차 편리한 이동 수단을 넘어 움직이는 컴퓨터로 진화하고, 자율 주행 시대가 열림에 따라 자동차 SW 보안솔루션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어서다. 유엔유럽경제위원회(UNECE)는 2020년 자동차에 사이버보안을 의무 적용하도록 규제까지 만들었다.
아우토크립트는 지난해 5월 아시아태평양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국제 차량 SW의 보안 규제 대응을 위한 TS 인증기관 자격을 취득했다. 김덕수 사장은 “앞으로 신규 TS 인증 항목은 점점 확대될 것이다. 상위 인증 자격 취득을 위해서는 기존 TS 자격 보유가 선행 요건이 될 것“이라면서 “이는 신규 TS 인증 기관 진입의 큰 진입장벽이 될 것이다. 아우토크립트는 이 같은 면에 있어 경쟁력을 미리 확보해 둔 셈이다. 시장 주도권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지녔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가 열린 아우토크립트 미래모빌리티센터는 자율주행차, 전기차, 커넥티드카 등 미래차 핵심기술을 연구·개발하는 곳이다. 또 센터 내에 있는 아우토크립트 해킹랩에선 차량 해킹 방지 소프트웨어 솔루션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아우토크립트는 이날 실제 차량으로 자동차 해킹 과정을 시연하며 자동차 보안 솔루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사장은 “자동차에는 이미 여러 가지 ECU 채널이 존재하고, 이를 통해 차량 제어 영역으로 침투할 수 있다”며 “와이파이, 센서, 시내 교통 체계 등 이런 것들이 네트워크망으로 다 연결돼 있어서 보안에 대한 필요성은 나날이 높아지는 중이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코스닥 상장을 앞둔 아우토크립트는 로열티 중심으로 수익 구조 전환이 본격화함에 따라 2026년에는 매출액 436억원, 영업이익 7억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7년에는 매출 635억원, 영업이익 183억원으로의 큰 폭이 이익 증가를 예상했다. 회산ㄴ 상장을 통해 조달한 공모 자금은 성장 전략에 발맞춰 글로벌 파이프라인 확대와 신규 TS 인증 자격 취득에 전략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수주 파이프라인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라며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차량 소프트웨어 보안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글로벌 보안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