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일주일 앞둔 2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가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마지막 TV토론회에서 정치 양극화를 주제로 맞붙었다. 이번 TV토론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개최되는 세 번째이자 마지막 후보자 토론회다. 공약 검증 토론에서는 정치 개혁과 개헌, 외교·안보 정책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마지막 공개 검증의 장인 만큼 앞선 1·2차 토론보다 뜨거운 공방이 펼쳐졌다.
본격적인 토론을 앞두고 모두발언에서 이재명 후보는 “빛의 혁명으로 내란을 막아내고 내란 수괴를 탄핵했지만, 내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을 비난했다. 김문수 후보는 “범죄자가 자기를 방탄하기 위해 독재하는 방탄 독재는 처음 듣는다”고 민주당의 공직선거법 개정, 대법원장 탄핵안 추진 등을 정조준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번 선거는 계엄을 옹호하는 비상식 세력, 포퓰리즘으로 유혹하는 세력을 동시에 밀어내는 선거”라고 밝혔으며, 권영국 후보는 “TV 토론을 볼 시간도, 관심 둘 힘도 없는 청년에게 오늘 이 자리에서 말을 걸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vs 김문수 12·3 비상계엄 공방
이재명 후보는 정치 양극화 해소 방안에 관한 시간총량제 토론에서 “오늘 저는 가급적 김문수 후보님과의 논쟁을 좀 끌어가고 싶다”며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역시 내란 극복이다. 그런 생각이 든다. 계엄 해제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부분 참여하지 않았다. 계엄 해제했어야 한다고 보냐, 하면 안 된다고 보냐”라고 질문했다. 이에 김문수 후보는 “저는 계엄 자체를 아주 원칙적으로 반대한다. 계엄 해제는 더 말할 것이 없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이 후보는 김 후보가 고용노동부 장관 때 계엄 이후 국회에서 야당 의원의 사과 요구에 사과하지 않은 것을 거론하면서 “사과할 생각이 없었던 거냐”고 재차 물었다. 김 후보는 “그런 방식은 사과도 아니다. 전부 민주당 의원들이 고함을 지르면서 전 국무위원들이 일어나서 백배사죄를 하라고 하는건 일종의 폭력”이라며 “계엄은 계엄이고 내란은 내란이다. 그런 것을 막 섞어서 무조건 상대를 내란범이다, 내란하고 아무 상관없는 사람도 내란 공범·동조자라고 말하는 것은 정말 심각한 언어폭력”이라고 주장했다. 권 후보는 “내란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될 텐데 왜 이렇게 얘기하나”라고 김 후보를 비판했다.
이 후보와 김 후보는 핵무장 문제로도 충돌했다. 이 후보는 “북한에 대해서 강경 입장을 취하기만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지 않나. 우리가 핵무장을 해야한다는 입장이냐”고 묻자, 김 후보는 “한미 동맹의 유지 범위 내에서 해야한다”고 답했다. 이재명 후보는 “하자는 거냐, 말자는 거냐”고 비난했다. 김 후보는 구체적인 답은 하지 않았다.
◆이준석 vs 이재명, 호텔경제학 설전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향해 “이 후보가 호텔경제학을 방어하기 위해 루카스 차이제를 들고 나왔다. 알고보니 그 분은 공산당 기관지의 편집장을 지냈던 사람”이라며 “국민에게 공산주의자의 철학을 들고 가르치려고 하시는게 의아스럽다. 이 해프닝에 대해 사과하실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재명 후보는 “그렇게 종북몰이하듯 안하셨으면 좋겠다. 그 사례는 한국은행의 책자에도 나온다”며 “고전적인 단순화된 경제흐름에 관한 돈의 흐름에 대한 사례를 들었는데 일부만 보시고 침소봉대하지 않는게 진정한 토론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추가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준석 후보는 “저는 이렇게 발뺌하는 방식으로 토론은 국민이 올바르게 검증할 수 없다. 이재명 후보가 제안하는 곳에서 토론을 더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이재명 후보는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