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왜 집가서 샤워했냐” “코끼리 키우냐”... 네거티브로 얼룩진 TV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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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3차 후보자토론회 시작에 앞서 각 정당 대선후보들이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권영국 민주노동당, 김문수 국민의힘,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왼쪽부터). 뉴시스

 27일 열린 대선 정치 분야 TV토론에서는 그야말로 난타전이 벌어졌다. 투표 이전 마지막 토론인 만큼 각 후보들은 깊은 인상과 함께 상대 후보의 이미지에 흠집을 내기 위해서인지 과거 언행과 논란을 재소환하며 치열한 네거티브 공세를 벌였다. 

 

 이날까지 세 차례의 토론에서 집중 공격을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날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12·3 비상계엄 사태 당일 행적을 걸고 넘어졌다.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 후보에게 “강남에서 술 드시다가 바로 국회로 온 것도 아니고 집에 가서 옷 갈아입고 샤워하고 국회에 와서 안 들어가고 다툼하고 시간 보내지 않았느냐. 납득이 되지 않는다. 해명을 해달라”고 질문했다.

 

 이에 이준석 후보는 “집이 가까운 위치에 있었다. 식사 자리에 있었던 다른 의원들도 저와 똑같이 했다”고 대답했다. 이어 그는 “제가 국회에 안 들어가려 했다는 건 허위사실이다. 제가 들어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다 찍혔다. 그 자리에 민주당 의원들도 있었다. 그땐 이미 국회 경비대가 담장을 차단한 상황이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는 “왜 집에까지 가서 샤워하고 옷 갈아입고 너무 여유롭지 않았냐는 말씀”이라고 재차 비판했고, 이준석 후보는 “뭘 원하시는지 모르겠다. 저를 도덕적으로 비난하시는 건가, 아니면 어떤 기준을 잡으시는 건가”라고 맞받았다.

 

 이후에도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입씨름을 이어갔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 측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문제를 거론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재판받는 걸 보면 2019년부터 2021년 10월까지 과일만 2791만원 정도를 법인카드로 (사서) 사적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며 ”과일이 평균가격으로 보니 1kg에 만원이 기준이라면 2800만원 어치 과일을 2년 동안 드셨으면 2.8t이다. 집에서 코끼리를 키우냐”라고 말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그래서 엉터리라는 것이다. 제가 쓴 일도 본 일도 없고 실무부서에서 한 것을 제가 횡령했다고 기소했는데 근거자료가 하나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후보 못지 않게 이재명 후보 공격에 적극적으로 임한 김문수 후보도 영화 아수라를 언급하며 이재명 후보 측근이나 관계자들이 검찰 수사를 받다가 잇따라 사망한 점을 문제 삼았다. 아수라는 부패한 시장을 소재로 한 영화다.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는 성남시의 부패 정도를 영화 아수라처럼 만들었다. (아수라는) 성남시를 상징하는 영화다. 또 이 후보의 주변 인물들이 너무 많이 돌아가셨다”며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밖에 안 했는데도 이 정도인데 대통령이 돼서 많은 권한을 갖고 개발과 사업을 하면 어떻게 되겠냐”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혀 근거 없는 일방적인 주장 잘 들었다”며 “검찰이 없는 사건 만들려고 강압 수사를 심하게 하니까 그 사람들이 괴로워서 그렇게 된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제가 어떤 부정부패를 저질렀는지, 구체적 증거를 하나라도 대보라. 저는 업자를 만난 일도 없고 그들에게 커피 한 잔 얻어먹은 일이 없다. 그 사람들이 사망한 것은 검찰의 가혹한 압박 수사 때문이다. 돌아가신 분들은 정말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 후보의 난타전에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또다시 진흙탕 싸움이 시작됐다”면서 “비전을 갖고 정책과 정견을 발표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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