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심리가 미국 상호관세 유예 조치, 새 정부 경제정책 기대감 등으로 4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됐다. 또한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재지정에도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주택가격전망은 석 달 연속 상승했다.
27일 한국은행의 5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8로 전월(93.8)보다 8.0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2020년 10월(12.3포인트)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또한 지난해 12월 비상계엄으로 100선 아래로 떨어진 뒤 6개월 만에 100선을 넘어섰다.
소비심리지수는 2003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을 기준값으로 100보다 크면 낙관적임을 뜻한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0월 101.8까지 올랐지만 이후 11월 소폭 하락 후 12월(88.2)에는 계엄과 탄핵 정국에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최대 낙폭인 12.5포인트까지 떨어졌다.

현재경기판단CSI는 63으로, 2025년도 추가경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미국 상호관세 유예 조치 및 미·중 무역협상 진전 등으로 11포인트 올랐다. 향후경기전망CSI는 91로, 전월 대비 1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2017년 22포인트 상승한 이후 최대폭에 해당한다.
한은은 다음 달 대통령 선거 등 새 정부 출범,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감, 추경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조치 등에 따른 통상 리스크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소비심리가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주택가격전망CSI는 111로 전월(108)보다 3포인트 올랐다. 주택가격 전망은 2월 99로 100선을 하회했지만 3월(105)과 4월(108)로 다시 100선 위로 올라왔다. 지난달 정부의 토허제 확대 적용에도 수도권 아파트의 오름세가 지속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금리수준전망CSI(93)는 전월(96)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취업기회전망은 88포인트로 전월(76)보다 12포인트 올랐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2.6%)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전월 수준을 유지했지만 석유류 및 농산물 물가가 하락하면서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3년 후 및 5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5%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그간 소비자 심리 회복을 제약했던 정치 불확실성과 미국 관세정책 등 부정적 요인이 완화되면서 소비자심리지수가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