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성장, 유전만 탓할 수 없다… 성장기 관리 중요해

아이의 키는 단순히 유전만의 문제가 아니다. 부모로서 자녀가 또래보다 키가 작은 건 아닌지, 성장 속도는 적절한지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성장기에는 자녀 본인도 또래와의 신체 차이에서 스트레스를 받기 쉬워, 부모의 관심과 올바른 관리가 중요하다.

 

대구 제일에스의원 서정열 원장은 “키는 유전적 요인이 분명 존재하지만, 식습관, 수면, 운동량, 정서적 안정 등 다양한 환경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며 “성장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제대로 관리해주는 것이 자녀의 키 성장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성장은 크게 두 번의 급성장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는 태어나서 만 2세까지, 두 번째는 사춘기 전후의 시기다. 특히 두 번째 급성장기에 해당하는 사춘기 전후는 성장판이 닫히기 전까지의 마지막 기회로 여겨진다. 이 시기를 놓치면 더 이상의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모가 자녀의 성장 속도와 생활 습관을 유심히 관찰하고 조기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최근 들어 성조숙증을 겪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춘기가 이르게 찾아오면 성호르몬 분비가 빨라져 성장판이 일찍 닫히게 되고, 이는 곧 키 성장이 멈추는 시점이 앞당겨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특히 여자아이의 경우 초경 후 약 1년 정도까지만 성장이 지속되기 때문에, 평균보다 이른 초경은 키 성장에 불리한 요인이 된다.

서정열 원장은 “성조숙증은 여자아이에게 더 빈번히 나타나며, 조기에 진단하고 생활 습관을 조정하지 않으면 키 성장이 빠르게 종료될 수 있다”며 “비만, 스트레스, 수면 부족, 잘못된 식습관 등은 성조숙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고 성장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성장 상태를 수치로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성장판이 열려 있는지, 성호르몬 분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아이에게 필요한 관리 계획을 세우는 것이 가능하다. 소아비만이나 알레르기 질환처럼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도 함께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서 원장은 “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자녀의 성장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하고, 이상 신호가 있다면 빠르게 전문가를 찾는 것”이라며 “단순히 ‘나중에 크겠지’ 하는 생각보다는, 지금 현재의 성장이 적절한지를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이의 키는 성장기라는 짧은 시간 안에 결정되는 중요한 문제다. 관심과 실천이 곧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지금의 작은 관리가 아이의 미래를 크게 바꿀 수 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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