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은 건강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지만, 해마다 제도나 항목이 조금씩 바뀌기 때문에 해마다 세부 항목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특히 2025년부터 국가건강검진 항목과 주기, 대상 연령이 일부 조정되면서 올해부터 적용되는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 나이에 따라 필요한 검사가 달라지고, 검진 시기를 놓치면 조기 진단의 기회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연령별 검진 항목을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올해는 출생연도 끝자리가 홀수인 만 20세 이상 건강보험 가입자와 피부양자가 국가건강검진 대상이다. 홀수년도에 태어난 사람이라면 모두 해당된다. 직장가입자 중 비사무직의 경우 연도와 관계없이 매년 검진 대상에 포함된다. 검진 기간은 2025년 1월부터 12월까지이다.
이상지질혈증, 흔히 말하는 고지혈증 검사는 남성은 24세부터, 여성은 40세부터 4년마다 시행된다. 젊은 남성들은 인스턴트 식사, 음주, 운동 부족 등 생활습관 영향으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쉽게 높아질 수 있어 조기 검진이 특히 중요하다. 수치가 기준치를 넘으면 식이 조절과 유산소 운동으로 개선을 유도해야 한다. 관리 없이 방치하면 중년 이후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신건강검사 항목도 눈에 띈다. 기존에는 10년에 한 번이었던 검사 주기가 20~34세 대상자에 한해 2년마다 한 번으로 줄었고, 우울증뿐 아니라 조기 정신질환 위험 여부도 함께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젊은 세대는 학업, 취업, 연애, 결혼, 육아 등 다양한 사회적 변화와 마주하기 때문에, 주기적인 정신건강 체크가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40세가 되면 간 건강도 점검해야 한다. B형간염 검사는 기본적으로 포함되며, 이미 면역이 있거나 보균자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필수 항목이므로 빠트려선 안 된다. 간염은 증상이 거의 없어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지만, 만성 간염이나 간암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사가 중요하다. 복부 초음파를 병행하면 간, 담낭, 췌장 등 복부 장기의 상태까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암 검진의 경우 기준 연령이 조정됐다. 위암은 35세부터 2년마다 위내시경을 통해 검사를 받을 수 있고, 대장암은 45세부터 분변잠혈검사를 시행한다. 이상 소견이 나올 경우 대장내시경으로 정밀검사를 이어가게 된다. 폐암 검진은 고위험군 기준이 50세까지 확대되면서 대상자가 크게 늘었다. 특히 흡연력이 있는 중장년층은 폐 CT나 흉부 영상검사를 통해 미세 병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여성의 경우 40세 이후에는 유방암, 자궁경부암 검사도 챙겨야 한다. 유방 촬영과 자궁경부 세포검사는 2년 주기로 시행되며, 유방 초음파를 병행하면 더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유방 조직이 치밀한 편인 동양 여성은 촬영만으로는 병변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초음파를 추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골밀도 검사는 기존 54세, 66세 여성에게만 제공되던 것에서 올해부터 60세 여성도 포함되면서 총 3회 받을 수 있게 됐다. 여성은 폐경 이후 골다공증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에 사전 진단을 통해 생활습관 개선이나 약물치료로 미리 대비할 수 있다. 골밀도 수치는 넘어졌을 때 골절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예측해주는 지표이기 때문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기본적인 검진 외에도 초음파 검사를 함께 받으면 진단의 정밀도가 높아진다. 복부 초음파는 간, 담낭, 췌장, 신장 등의 이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갑상선 초음파는 혹이나 결절 유무를 진단하는 데 유용하다. 유방, 전립선, 경동맥 초음파는 각기 관련 질환의 조기 발견에 도움을 준다. 특히 경동맥 초음파는 뇌졸중 위험을 예측하는 데 효과적인 검사로, 중장년층 건강관리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박성일 소사벌 서울탑내과 원장은 “건강검진 결과를 받은 뒤에는 단순히 숫자만 확인하고 넘어가기보다는, 수치에 따른 해석과 대응이 중요하다. 복부비만, 고혈압, 고혈당, 이상지질혈증 등 이상 수치가 발견되면 생활습관 교정이나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 한 번의 검진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는 없지만, 지금 상태를 점검하고 질병의 싹을 찾아내는 데 있어 검진만큼 효과적인 수단은 없으므로 올해 대상자라면 반드시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