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들어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과 교역이 줄어들면서 수출과 수입 모두 전년보다 줄어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 조치로 대미 수출이 급감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은 320억 달러로 전년과 비교해 2.4%(7억8000만 달러) 줄어들었다. 수입은 2.5%(8억2000만 달러) 감소했다. 수입액이 수출액을 웃돌면서 이달 무역 수지는 2억53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연간 누계는 117억6800만 달러 흑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조업일수는 12.5일로 같아 이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도 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품목을 살펴보면, 수출 효자 품목인 반도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할 때 17.3% 증가했다. 수출이 꾸준히 증가한 반도체는 수출 비중도 22.7%로 2.8%포인트 늘어났다. 선박 역시 0.1% 늘어났다.
대다수의 주요 품목에서 수출이 줄어들었다. 승용차(6.3%), 석유 제품(24.1%), 철강제품(12.1%), 자동차 부품(10.7%) 등은 감소했다.
주요 교역국 중에선 베트남(3.0%), 대만(28.2%), 홍콩(4.5%), 말레이시아(28.5%) 등으로의 수출은 늘었고 중국(7.2%), 미국(14.6%), 유럽연합(EU·2.7%), 일본(4.5%) 등으로는 감소했다.
수입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감소했다. 국가별로 보면, 일본(2.4%), 호주(12.8%), 베트남(25.3%) 등에서의 수입은 증가했고 중국(1.4%), 미국(2.3%), EU(9.2%) 등은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1.7%), 반도체 제조장비(2.4%) 등에서 늘었다. 원유(9.5%), 가스(8.4%) 등은 줄었다.
트럼프 정부의 상호 관세 조치 여파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통상 리스크가 커지면서 정부가 이에 대응하기 위해 28조6000억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 회의에서 통상 리스크 대응 추진 계획을 점검했다. 먼저, 관세 피해 기업에 긴급한 위기극복 자금으로 16조3000억원이 투입된다. 낮은 금리로 통상 리스크 대응 긴급자금, 저리 운영자금,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신규 수출시장 진출 기업에는 7조4000억원의 융자·보증을, 첨단사업 설비투자와 주력산업 재편에는 4조9000억원을 공급한다. 이 같은 정책금융 프로그램에는 추가경정예산 1조5000억원과 금융기관의 자체 재원 등이 투입된다.
아울러 정부는 산업·통상환경 변화 대응 추진 경과와 향후 추진 계획도 점검했다. 미국의 반도체·의약품 관세부과 방안이 구체화할 시 가칭 미 관세대응 반도체·의약품 산업 대응방안을 신속히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석화·철강 등 업종별 경쟁력 강화 방안을 차례로 마련한다. 통상환경 변화에 따라 지역 산업·고용위기 확산 때는 산업·고용위기 지역 지정제도를 적극 활용해 선제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