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대 은행 점포, 81곳 감소해…“지역 재배분 전략 고민해야”

-비대면 거래↑…지점 통폐합 가속
-"약자 외면 받지 않을 방안 고민"

한 시민이 은행 ATM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은행 점포 감소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화에 취약한 고객이 상당수 존재하는 만큼 점포 감소로 금융 서비스 접근성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국내 은행 점포 수(해외 점포 포함)는 총 5792곳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 말보다 57곳 감소했다.

 

 은행 점포 수는 지난해 1분기 말과 2분기 말 5873곳으로 변동이 없었다. 3분기 말 5849곳으로 24곳 감소했고, 4분기 말 감소 폭이 더 확대됐다. 은행 점포 수는 지난 2012년 4분기 말 7835곳으로 정점을 찍은 뒤 최근까지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 2017년 4분기 말 7000곳 아래로 떨어졌으며, 2022년 3분기 말 6000곳 아래까지 내려오고 매 분기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올해 들어 점포 감소세는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국내 점포 수는 올해 1분기 말 3761곳으로 전 분기 말보다 81곳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말 3899곳에서 4분기 말 3842곳으로 57곳 감소한 뒤 감소 폭이 더 커졌다.

 

 특히 점포 가운데 지점의 수는 감소하고 지점보다 약식으로 설치하는 출장소 수는 소폭 증가해 주목받고 있다. 5대 은행의 지점은 지난해 4분기 말 3183곳에서 올해 1분기 말 3043곳으로 140곳 감소했다. 반면 출장소는 659곳에서 718곳으로 59곳 증가했다. 해외 점포 수는 지난해 3분기 말 1165곳, 4분기 말 1169곳, 올해 1분기 말 1168곳 등으로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은행들은 금융의 디지털화와 함께 코로나19을 거치면서 오프라인 지점 수를 빠른 속도로 줄여왔다. 비대면 거래 비중이 커지고 창구를 직접 찾는 고객이 점차 줄면서 근처의 점포를 하나로 합쳐 통·폐합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서울시내 시중은행에 주택담보대출 관련 현수막이 걸려있다. 뉴시스

 그러나 여전히 오프라인 서비스 의존도가 고객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디지털화 적응 속도보다 빠르게 오프라인 점포가 사라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고령층 비중이 높은 지역일수록 은행 점포가 적게 분포해 점포 이용을 위해 이동해야 하는 문제도 발생했다.

 

 이시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구가 감소하고 모바일뱅킹 이용도가 증가하면서 접포를 방문하는 전체 수요는 줄어들어 은행이 적절한 수익성과 경영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점포 수 축소는 대체로 합리적인 의사결정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여전히 오프라인 이용을 선호하는 고객이 존재하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빠른 속도로 점포가 사라지면 해당 고객층의 금융 서비스 접근성을 크게 낮춰 경제적, 사회적 손실이나 소외를 가져다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은행은 지역 간 점포 재배분 전략만으로 잠재적 금융소외 수준이 완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없는지를 정책당국과 은행 모두 추가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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