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통증, 단순 근육통 아닐 수도…조기 치료가 관건

요즘처럼 아침저녁 기온 차가 뚜렷한 환절기엔, 아직 팔을 제대로 들기도 전에 어깨에 찌릿한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부쩍 늘고 있다.

 

흔히 ‘오십견’이라 불리는 유착성 관절낭염은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조직이 굳어지면서 움직임을 제한하는 질환으로, 이를 방치하면 일상생활 전반에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집안일에 몰두하는 주부나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사무직처럼 팔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환자 수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실제 통계에 따르면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이들 가운데 거의 절반이 오십견 초기였지만, 대부분 정확한 진단 시기를 놓쳐 치료가 늦어졌다는 결과도 나왔다.

오십견의 직접적인 원인은 관절낭 내부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염증이다. 여기에 당뇨병이나 갑상선 기능 저하증 같은 기저 질환이 있거나, 장시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거나 재택근무로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습관은 발병 위험을 더욱 높인다.

 

실제 건강보험공단 자료에서도 40대 이하의 어깨 질환 환자가 최근 5년 사이 18%가량 증가하며, 발병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큰 일교차 역시 근육을 경직시키고 혈류를 감소시켜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대부분 초기에는 단순한 근육통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팔을 들어 올리거나 뒤로 젖힐 때 어깨에서 시작된 날카로운 통증이 목이나 팔꿈치까지 퍼지고, 밤에는 통증이 심해져 숙면을 방해한다면 오십견을 의심해야 한다.

 

어깨가 3개월 이상 굳어 팔이 머리 위로 올라가지 않는 상태가 지속된다면, 자가 치료만으로는 회복이 어려워 전문 치료가 필요하다. 다행히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으면 치료 기간은 상당히 단축될 수 있다.

 

치료는 주로 약물치료, 물리치료, 온열 및 초음파 요법, 체외충격파 등 비수술적 방법부터 시작된다. 이들은 염증을 가라앉히고 관절의 움직임을 회복하는 데 효과적이다. 여기에 하루 3회 이상 꾸준한 목과 어깨 스트레칭이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중요한 점은 절대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도한 강도는 오히려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비수술 치료에도 통증이 가시지 않거나 관절의 유착 범위가 넓다면, 관절내시경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이 수술은 4mm 내외의 작은 카메라와 미세한 기구를 어깨에 삽입해 염증 부위를 제거하고 굳은 관절낭을 절개하는 방식으로, 절개 부위가 작아 출혈이나 흉터 부담이 적다.

 

김포가자연세병원 전병호 병원장은 “관절내시경 수술은 시야가 넓어 잔여 염증이나 회전근개 손상까지 한 번에 치료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회복이 빠르고 직장인도 일상으로의 복귀가 빠르다”고 설명했다. 수술 후에는 단계별 재활 운동과 올바른 자세 습관이 재발 방지의 핵심이다.

 

이어 “오십견은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는 질환이 아니다. 어깨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밤마다 통증이 심해진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우선”이라며 “무엇보다 생활 속 스트레칭과 바른 자세로 어깨 관절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빠른 회복을 위한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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