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려가 현실이 됐다. 지난달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이 트럼프발 관세 폭탄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지난해 동기보다 2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0일 발표한 올해 4월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28억9000만 달러(4조257억원)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6% 감소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이 본격화하고 미국 조지아 신공장 가동이 시작된 영향 등으로 지난해보다 수출액이 감소했다는 게 산업부 설명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의 자동차 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산 자동차에 대해 지난달 3일부터 25%의 품목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에 완공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이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한 점도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수출 감소에도 유럽연합(EU), 아시아 등 지역으로 수출이 늘면서 전체 자동차 수출 감소 폭은 축소됐다. 지난달 전체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4월보다 3.8% 줄어든 65억3000만 달러(약 9조1008억원)로 집계됐다. 4월 EU 수출은 7억5000만 달러(약 1조442억원)로 26.7% 늘었고, 기타 유럽은 4억5000만 달러(약 6265억원)로 11.6% 증가했다. 아시아는 4억4000만 달러(약 6127억원)로 53.9%, 중동은 4억3000만 달러(약 5987억원)로 4.5% 각각 증가했다.
4월 친환경차 수출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속에서도 7만3697대를 기록해 지난해 동기보다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차 중 전기차 수출은 2만1171대로 12.5% 감소했으나 하이브리드차 수출은 9.5% 증가한 4만6627대를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수출은 5897대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4월 자동차 내수 판매는 15만622대로 지난해 동월보다 6.7% 증가했다. 특히 친환경차 내수 판매는 6만9731대로 34.9% 늘었다. 하이브리드차(5만1862대)와 전기차(1만6381대) 판매도 각각 29.9%, 50.3% 증가하며 약진했다.
4월 자동차 국내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줄어든 38만5621대를 기록했다. 산업부는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 등 통상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전년 동월보다 2.2% 감소에 그쳤으며, 새로운 수출시장 개척이 유의미한 효과를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