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실금융기관인 MG손해보험이 가교보험사를 통해 기존 계약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정리되면서 영업도 정지됐다. 이에 기존 보험 계약은 유지되지만 신규계약은 금지되고, MG손보 직원들의 일부 실직도 불가피해졌다. MG손보 노동조합 측은 직원 설명회, 총파업 투표 등에 나서며 가교보험사 설립 반대 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달 하순에는 주요 손보사 간 첫 공동경영협의회가 개최될 예정이며 올해 2~3분기 중 가교보험사로의 1차 계약이전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MG손보는 경영부실화로 부실이 누적됐고 2018~2022년 자체 경영 정상화에 실패하면서 2022년 4월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다. 올 3월까지 새로운 주인을 찾기 위한 매각이 시도됐지만 모두 무산됐다. 더 이상의 매각, 합병 등의 성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금융당국은 다른 방법에 의한 정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상위권에 있는 5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메리츠화재·KB손해보험)로 모든 보험 계약을 조건 변경 없이 이전하는 방식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이 과정에서 MG손보 임직원, 설계사 등 이해관계자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가교보험사에서 필수 인력중심으로 MG손보 임직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또 MG손보 전속설계사들은 타 손해보험사로 이직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MG손보 노조 측은 노동자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정책, 정상적인 매각을 위한 조치를 주장하며 가교보험사 설립을 반대하고 있다.
전국사무금융노조 관계자는 “차기 정부에서 MG손보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보험시장의 건전한 경쟁이 유지될 수 있는 정책, 보험계약자 보호를 위한 정상적인 매각을 위한 조치가 이루어질 때까지 총력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기준 MG손보 전체 임직원은 521명으로 업계에서는 최소한의 인력인 10% 내외를 제외하고는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는 MG손보 본사와 지역별 MG손보 주요 지점, 보상센터 등에 7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현장점검에 들어갔다. 현장점검은 계약 이전 전에 계약자들에게 불편을 초래하지 않도록 시스템이 잘 운영되는지 살펴보기 위한 작업으로 약 한 달간 진행될 예정이다.
사무금융노조는 금융당국의 현장점검을 저지하지는 않으면서, 이번 주 중 총파업 등을 통해 계약을 이전하는 과정에 직원들이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MG손보가 보유한 계약 151건 중 90%가량은 질병, 상해보험 등 조건이 복잡한 장기보험상품으로 구성됐다. 이러한 보험 계약을 이전하기 위해서는 전산시스템 구축 등에 1년 이상의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금보험공사와 5개 손해보험사가 참여하는 공동경영협의회는 보험 계약을 최대한 신속하게 5개 보험사로 이전시키기 위해 구성됐으며 2026년 말까지 최종 계약 이전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