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현지법인 순이익이 트레이딩 부문 호조에 힘입어 15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국내 증권회사 해외점포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5개 증권사가 운영 중인 해외 현지법인 70곳의 당기순이익은 2억7220만달러(약 4002억원)로, 전년(1억650만달러) 대비 155.5%(1억6570만달러) 증가했다. 이는 해당 증권사 전체 순이익의 7.3%를 차지하는 규모다.
특히 트레이딩 부문 채권중개와 상장지수펀드(ETF) 관련 수익이 이익 개선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홍콩, 베트남 등 주요국 현지법인들의 실적 기여도가 컸다.
전체 70개 현지법인 중 이익을 낸 곳은 38개사(54.3%)였으며, 나머지 32개사(45.7%)는 적자를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미국, 홍콩, 베트남 등 10개국에서는 흑자를 기록했지만, 영국, 태국 등 5개국에서는 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말 기준 현지법인의 자산 총계는 342억8000만달러(약 50조4000억원)로 전년 대비 9.7% 줄었으며, 전체 증권사 자산총계의 8.9%에 해당한다. 자기자본은 81억4000만달러(약 12조원)로 전체 자기자본의 18.5% 수준이었다.
지난해 새로 신설된 해외 현지법인은 인도 5개, 미국 2개, 영국 1개, 싱가포르 1개, 인도네시아 1개 등 총 10개다. 반면 인도네시아에서는 3개 법인이 철수하면서 전체 해외점포 수는 순증 7개에 그쳤다. 현재까지 15개 증권사는 총 15개국에 걸쳐 법인 70곳과 사무소 10곳 등 80개 해외 점포를 운영 중이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지역이 전체의 72.5%(58개)를 차지하며 가장 많고, 미국(14개), 영국(6개), 그리스·브라질(각 1개)이 뒤를 이었다. 최근 들어 중국과 홍콩의 비중은 줄어들고, 인도 등 신흥국 시장에서의 점포 수가 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익 대부분이 특정 국가에 편중돼 있는 만큼, 향후 지역 다변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대외 변동성 확대에 따른 리스크 요인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것"이라며 “증권사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애로사항 청취와 정책 건의 수렴 등을 통해 영업환경 개선에도 힘쓸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