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이 인간과 함께 어떤 방식으로 일할 수 있는가?”
스톡폴리오의 QsLM기술은 이 질문에서 출발해, 구조를 설계하고, 신뢰를 구축하며, AI와 인간이 같은 언어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선택이었다.
AGI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다. 이제 다음 과제는 그 기술을 ‘인간의 삶과 어떤 구조로 연결할 것인가’다.
AI 기반 영상 제작 솔루션 ‘Pixt AI’로 CES 무대에서 주목받은 스타트업 스톡폴리오(대표 오연우)가, 다시 한번 기술의 전환점을 선언했다. 영상 자동화를 넘어 이번에는 양자 컴퓨팅 기반의 AI 협업 플랫폼 ‘Q-Hub’로 나아가며, 기업 현장의 실질적인 AI 도입 구조를 재설계하려는 시도다.
스톡폴리오는 최근 IBM Quantum의 글로벌 협업 프로그램(IBM Quantum Accelerator Program)에 국내 5개 기업 중 하나로 최종 선정돼, IBM과 함께 기업 맞춤형 AI+양자 협업 플랫폼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그 중심에는 ‘QsLM(Quantized Small Language Model)’이라는 새로운 언어모델 구조가 있다. 기존 LLM이 갖는 과도한 비용, 대규모 연산 자원, 낮은 설명 가능성(XAI) 등은 많은 기업들이 AI 도입을 주저하게 만드는 장벽으로 작용해 왔다. QsLM은 이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 고안된 경량화 모델이다.
QsLM은 GPU 자원을 최소화해도 운영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으며, 특정 기업의 업무 목적과 도메인 데이터에 최적화된 소형 언어모델로서, 도입비용을 대폭 절감하면서도 운영의 민첩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금융·의료·제조 등 고신뢰성과 설명가능성이 필수인 산업에서 AI의 실질적 활용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오연우 대표는 Smith College에서 물리학과 공학을 복수 전공했다. 학부 시절부터 양자역학 연구에 몰두하며 실험실과 데이터를 오갔고, 귀국 후에는 과학 콘텐츠 제작자로 활동하며 대중과 기술의 거리를 좁히는 일에 집중했다. 스톡폴리오 창업은 그 연장선이었다.
“기술이 인간과 어떻게 협업할 수 있을까—이 질문이 처음부터 있었어요. 영상 자동화는 그 질문을 가장 빠르게 실험해볼 수 있는 방식이었고, 이제는 다시 근본적인 기술 구조로 돌아올 타이밍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오 대표는 AI가 일상과 산업에 녹아드는 과정을 ‘신뢰’와 ‘구조’의 문제로 본다. 단지 정확한 예측을 하는 AI보다, 기업이 함께 일할 수 있다고 느끼는 AI가 더 중요한 시대라는 인식이다.
“연구자와 기업가는 같은 방향을 보지만, 다른 방식으로 움직입니다. 스톡폴리오를 통해 조직과 시장을 겪으면서, 기술과 구조가 만나는 지점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고 느꼈어요.”
현재 Q-Hub 프로젝트는 LLM이 가진 무거운 구조, 높은 비용, 낮은 설명가능성(XAI)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QsLM이라는 기업 전용 경량화 언어모델을 설계 중이다. Granite LLM, Qiskit ML, Watsonx.governance 등 IBM의 기술 스택과 결합해, 윤리 기반 설계/낮은 AI 도입 비용/협업 가능한 구조라는 3대 요소를 갖춘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이번 IBM과의 협업은 스톡폴리오가 자체 설계해온 기술 구조와 실행 전략이 글로벌 기준에서도 통용될 수 있음을 입증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톡폴리오는 이번 협업을 통해 2025년 Q-Hub MVP를 완성하고, 2026년 상반기에는 SaaS 상용화에 돌입할 계획이다. 현재 일부 딥테크 투자사 및 글로벌 파트너사와는 초기 자금 구조를 공동 설계하고 있으며, 하반기 Pre-A 라운드 오픈 및 투자 유치를 위한 파트너십 및 외부 협력 가능성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QsLM은 단순한 모델 경량화 기술이 아닙니다. AI가 인간과 함께 일할 수 있도록 운영 구조를 새롭게 설계하고, 그 위에 철학을 담는 과정입니다. 이번 IBM과의 협업은 그 구조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작동할 수 있음을 입증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입니다.”
한재훈 온라인 기자 jhh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