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면과 과자 등으로 유명한 농심은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이한 국내 대표 식품업체다. 그동안 국민 먹거리를 책임진 이들이 지난해부터 반려동물의 입으로 들어가는 제품도 만들고 있다. 펫 영양제와 간식을 담당하는 농심 사내벤처 ‘농심 반려다움’이 그 주인공이다. 최근 서울 동작구의 농심 본사에서 만난 반려다움의 정동석 리더, 이상목 선임, 손채현 주임은 “사람 음식이 그런 것처럼 농심이라면 반려동물 먹거리도 맛있고 건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반려동물에 진심”… 공통 관심사로 뭉친 MZ 3인방
1990년대생인 세 사람은 또래라는 점 외에도 반려동물이란 공통 관심사로 이전부터 가깝게 지냈다. 정동석 리더와 손채현 주임은 반려견과 함께하고 이상목 선임은 여건상 반려동물을 키우지는 못하지만 매일 반려동물 영상을 찾아보고 SNS 프로필 사진을 강아지나 고양이로 할 만큼 애정을 품고 있다.

이들은 반려동물을 위한 먹거리를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 2023년 하반기부터 반려다움 론칭을 준비했다. 브랜드 명칭은 반려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손 주임은 “사전상에서 ‘인생의 길을 함께하는 동무’를 뜻하는 반려에, ‘특성이나 자격이 있음’을 뜻하는 접미사 ‘-답다’의 명사형을 붙였다”며 “반려동물의 생애를 함께할 자격이 있는 브랜드가 되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 육류 알레르기 있어도 OK… “반려인 목소리 제품에 반영”
반려다움은 지난해 7월 출범과 동시에 펫 영양제 3종을 출시했다. 관절·연골 건강을 돕는 ‘조인트 서포트’, 눈·간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클리어 아이즈’, 장 건강을 위한 ‘프로바이오틱스’다. 조인트 서포트와 클리어 아이즈는 고구마를 베이스로 해서 육류 알레르기가 있는 반려동물도 안심하고 먹일 수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북어 원물 분말로 맛을 냈다.

제품 기획 단계에서 반려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정 리더는 “반려동물 보호자 400명을 만났다. 의견을 제대로 듣기 위해 온라인 설문이 아닌 대면 방식으로 진행했다”며 “기존 펫 영양제 제품에 대해 어떤 점에서 아쉬웠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었다. 어떤 성분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알 수 없다는 점, 좋다는 영양제를 샀는데 먹지를 않는다는 점, 육류 알레르기가 있는 동물은 섭취가 어렵다는 점 등이 대표적이었다”고 회상했다.
실제로 돌보는 반려견으로부터 힌트를 얻기도 했다. 정 리더는 “13살 말티푸 ‘별이’가 군고구마를 정말 좋아한다. 제품 베이스를 육류가 아닌 고구마로 해도 충분하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별이는 손 주임의 14살 스피츠믹스 ‘뚱이’와 더불어 제품 테스트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 농심이니까 맛있어야… “풍미향상 소재로 기호성 90%”

농심은 2021년 신동원 회장 취임 이후 ‘인생을 맛있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사용하고 있다. 먹거리의 맛을 추구하는 것은 반려다움도 다르지 않다. 이 선임은 “제 아무리 좋은 영양제여도 먹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며 “반려동물의 먹거리는 특히 기호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려다움의 영양제는 농심만의 기술로 탄생한 풍미향상 소재가 함유됐다. 육류 없이 소고기맛을 낼 수 있는 소재로, 해외로 수출되는 라면에도 들어가는 맛의 비법이다. 덕분에 제품 출시 전 기호성 테스트에서 90%를 기록했다.
제형 역시 신경을 썼다. 동물이 맛을 느끼기 어렵고 식도협착을 유발할 수 있는 캡슐제형은 피하고 짜먹는 스틱, 분말, 말랑말랑한 저키 형태를 택했다. 반려인 입장에서도 간식 먹이듯 급여할 수 있고, 물이나 간식에 타서 먹일 수 있어 편리하다.
◆ 식약처 인증 받은 원료… 함량·원산지도 투명하게 공개
반려다움은 자문 수의사의 추천 아래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받은 원료만 선별해서 사용한다. 참나리추출분말, 특허 유산균, 루테인, 천연효모, 아미노산, 라이필, 치커리추출물, 프락토올리고당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주요 성분은 함량, 원산지 등 정보와 함께 제품 패키지에 명시된다. 정 리더는 “법률상 의무는 아니지만 반려동물에게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제품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투명하게 공개했다”고 밝혔다. 그만큼 자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한 패키지에는 급여 방법과 권장량 외에도 체크리스트를 포함하며 반려인을 배려했다.
◆“앞으로도 반려인과 함께 성장하는 브랜드!”
반려다움은 반려인으로 구성된 대학생 서포터즈를 모집해 활동을 지원한다. 서포터즈의 반려동물은 제품 기호성 테스트에 참가하고, 보호자는 제품에 관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전달한다.
또한 반려다움은 별도 SNS 계정을 운영하면서 많은 반려인들과 직접 소통한다. 앞서 브랜드 캐릭터 공모전을 열고 최종 낙점된 캐릭터를 마케팅에 활용 중이다. 팝업스토어 같은 오프라인 행사가 있으면 직원 모두가 현장으로 출동해 반려인 의견을 청취한다. 이 선임은 “반려다움은 반려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탄생했다. 앞으로도 반려인과 함께 성장하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려다움은 이달 중 반려견용 간식과 고양이용 영양제를 출시하며 제품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봉사활동과 기부 등 사회공헌활동 계획도 세우고 있다. 세 직원은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함께 맛있는 걸 먹으면서 행복하게 오래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반려다움의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