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중은행 가계대출이 이달 들어 반 달 만에 3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오는 7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 시행을 앞두고 한도가 줄어들기 전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5일 기준 746조344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743조848억원에서 15일 만에 2조9496억원 늘어났다.

지난달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4조5337억원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9월(5조6029억원)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에 해당한다. 지난 2월 서울 강남권의 토지거래허가구역제(토허제)가 한시적으로 해제하면서 시차를 두고 대출 실적에 반영됐다. 여기에 금리 인하기가 본격화한 가운데 봄철 이사 수요 등이 겹치면서 큰 폭으로 대출이 증가했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5일 기준 591조167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589조4300억원을 기록했지만 이달 들어 1조7378억원 더 늘었다. 주담대 규모는 지난달 전월 대비 3조7495억원 증가했다. 이 역시 지난해 9월(5조9148억원)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신용대출 잔액은 15일 기준 103조587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102조4931억원에서 1조939억원 급증했다. 신용대출은 지난달 전월 대비 8868억원 확대됐다. 이 역시 지난해 8월(8495억원)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에 해당한다.
금융업계에선 7월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 주담대를 실행하고 남은 DSR 한도를 채우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가계대출이 증가한 것으로 봤다. DSR은 개인의 소득에서 갚아야 할 원리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DSR 40%를, 저축은행에서는 50% 한도 안에서만 대출이 가능하다. 연 소득이 1억원일 경우 은행권 대출의 경우 매년 갚아야 할 원리금이 4000만원, 저축은행 대출의 경우 5000만원으로 제한된다.
스트레스 DSR은 차주의 DSR을 산정할 때 금융사 대출 금리에 미래 금리 변동 위험을 반영하고자 가산금리를 가산하는 제도다. 스트레스 DSR이 적용되면 DSR을 심사할 때 미래에 금리가 더 올라도 버틸 수 있도록 금리를 추가로 가산하게 돼 대출 한도가 감소한다. 이번 3단계에선 은행권과 제2금융권의 주담대, 신용대출, 기타 대출 모두에 1.5%를 일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