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튀지 않는 내조... ‘예비 퍼스트레이디’ 선거 지원 경쟁 치열

img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 여사(오른쪽)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설난영 여사가 1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중앙신도회 창립 70주년 기념식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조계종 제공

 6·3대선 레이스가 뜨거워지는 가운데 후보 배우자들의 선거 지원 경쟁도 치열하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여사는 전국 각지를 누비며 대선 내조 경쟁을 펼치고 있다.

 

 김 여사는 비공개 일정을 소화하며 조용히 후방 지원하고 있다. 이 후보의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전국의 사찰과 교회를 비공개로 방문했다. 공식 선거 운동(12일)이 시작된 이후인 13일과 15일에도 각각 명동성당과 불국사를 방문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지지 기반인 호남 민심 다지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김 여사는 14일 광주를 방문한 데 이어 이틀 만인 16일 다시 호남을 찾아 노인요양시설에서 배식 자원봉사를 했다. 오월어머니집에서는 5·18 유족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김 여사 측은 이 후보의 동선과 겹치지 않도록 일정 조율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까지 남은 기간 현재와 같은 조용한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김 여사는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지사이던 2021년 8월 2일 서울 모 식당에서 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 배우자 3명, 자신의 운전기사와 수행원 등 모두 6명에게 경기도 법인카드로 10만4000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지난해 2월 14일 불구속 기소돼 1심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최근 항소심에서도 동일한 벌금형을 받은 김 여사는 상소한 상태다. 공직선거법상 김 여사에게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이 5년간 박탈되며, 해당 기간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다만 이번 21대 대선 전에 이 사건 판결이 확정될 가능성은 작아 대선후보 배우자로서 김 여사의 선거운동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설 여사도 비공개 일정을 소화하며 물밑 내조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보수성향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해 아내로서 지켜본 김 후보의 청렴성과 진정성 등을 강조하기도 했다. 설 여사는 이 자리에서 “김 후보는 돈을 굉장히 무서워한다. 가까이하지 않으려 한다”며 “어릴 때 몸에 밴 습관이랄까, 유교 집안의 양반 기질이랄까, ‘더러운 돈은 만지는 게 아니다’라며 늘 자기 자신을 청결하고 깨끗하게, 고고하게 다스리려고 했다”고 소개했다.

 

 설 여사는 국민의힘 약세 지역인 호남이 고향이라는 점을 활용해 호남 민심 챙기기에도 나섰다. 전남 고흥에서 태어난 설 여사는 순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는 지난 14일 서울에서 열린 호남미래포럼 조찬모임에 참석했다. 호남미래포럼은 이용훈 전 대법원장과 김승규 전 국정원장 등 광주·전남 지역 출신 인사들을 주축으로 2013년 창립된 단체다. 설 여사는 이날 “호남분들이 원하는 부분을 가장 잘 전달할 역할, 제가 제일 잘하지 않겠냐”며 지지를 호소했다.

 

 노동운동가 출신이기도 한 설 여사는 공식 선거 운동 첫날인 12일에는 불교계 신도들을 중심으로 한 조계종 중앙신도회 창립 70주년 행사에 참석해 불심을 챙겼다. 설 여사 역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기보다는 김 후보가 직접 가지 못하는 사각지대와 소외된 곳 등을 찾는 방식으로 조용한 내조를 펼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