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피해 강아지 위해 ‘새 집’ 선물… 루시의친구들 특별한 프로젝트

-짧은 목줄에 묶인 시골개 위한 ‘해방 1미터’ 캠페인

루시의친구들이 선물한 새 집 옆에서 반려견 ‘롱이’와 보호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루시의친구들 제공

 

‘루시의친구들’이 지난 3월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안동시를 찾아 반려동물에게 새 집과 긴 와이어 목줄 등을 선물하는 ‘해방 1미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16일 밝혔다. 루시의친구들은 동물권행동 카라, KK9레스큐, 코리안독스, 도로시지켜줄개,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TBT레스큐가 모인 동물권 연대체다.

 

루시의친구들은 지난 12~13일 안동 길안면, 남선면, 임동면, 임하면, 일직면 등 산불 피해 지역에 남은 반려동물을 위해 개집 44개, 긴 와이어 목줄, 구충제, 사료, 장난감, 반려견 양육 교육자료 등을 제공했고, 중성화 수술 신청도 받았다. 아울러 피해 주민들을 위한 라면 등 생필품을 함께 전달했다.

 

해방 1미터 프로젝트는 방치되어 사육되는 반려견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현장 운동으로, 시골 개에게 조금이나마 더 자유롭게 지낼 수 있도록 와이어 목줄을 제공하고, 아늑한 집을 선물하는 것이 주요 활동이다.

 

개집은 절연체가 들어간 두꺼운 샌드위치 패널로 제작해 외기를 차단하며, 비가 스미거나 들이치지 않도록 디자인했다. 입구에는 도로명 주소에서 힌트를 얻어 ‘루시의 친구로’라는 명패도 부착했다.

 

루시의친구들 회원들이 산불피해 반려견을 위한 새 집을 만들고 있다. 루시의친구들 제공

 

루시의친구들 측은 “와이어 목줄과 집을 제공함으로써 동물복지를 개선하고, 전 과정을 교육캠페인으로 진행해 반려견과 보호자의 건강한 유대 확립을 꾀한다”고 설명했다.

 

도움을 받은 주민 A씨는 “산불로 집을 잃고 가족인 반려견만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며 “사정이 여의치 않아 반려견을 임시로 묶어 키웠던 것이 마음에 걸렸는데, 튼튼한 집을 지어줘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루시의친구들은 다음달 8일 다시 안동을 방문해 중성화 수술을 포함한 추가 동물복지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전진경 카라 대표는 “시골 개의 삶은 대부분 1미터 목줄 안에서 끝나며, 밥을 먹고 자고 기다리는 것이 전부”라며 “이들은 재난 상황에서 목줄을 풀어줘도 제대로 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동물복지는 동물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의 안전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루시의친구들은 3월 산불 직후부터 현재까지 200마리 이상의 반려동물을 구조해 화상치료와 임시보호, 실종 동물 보호자 찾기를 지원했다. 또한 현장에서 열악한 환경에 남은 동물들을 돌보고 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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