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미국이 상호관세 문제 등을 놓고 제주에서 고위급 통상 협의에 돌입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방한을 계기로 릴레이 회담을 통해 한미 통상 협의가 진전을 이룰지 주목된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5일 오후 제주에서 개막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 개회 전 기자들을 만나 “전날 장성길 산업부 통상정책국장이 그리어 대표 측과 업무협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 참석을 위해 그리어 대표는 전날 오후 6시20분쯤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는데, 서울에 머무르는 저녁 시간을 이용해 한미 관세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본부장은 “오늘 또 그리어 대표와 제가 (만나) 얘기할 예정”이라며 “뭔가 또 다른 정보가 축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당국에 따르면 정 본부장과 그리어 대표 간 한미 양자회담은 이날 오후 7시30분쯤 진행된다.
오는 16일 제주에서 그리어 대표와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고위급 양자회담을 갖기로 약속한 가운데 이에 앞서 통상정책국장, 통상교섭본부장이 먼저 그리어 대표와 만나 의제를 조율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미 간 통상 협의가 14∼16일 사흘간 릴레이 회담으로 진행되는 셈이다.
정 본부장은 “내일 오후 안 장관이 (제주에) 오면 장관과 함께 (그리어 대표와) 협의를 할 것”이라며 “우리가 나름대로 전략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어 대표는 오는 16일 제주에서 국내 특수선 양강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대표와 비공개 면담을 갖고 군함 및 상선 건조와 MRO(보수·수리·정비)를 포함한 한미 조선업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회의를 계기로 한중 양자회담도 열렸다.
정 본부장은 이날 오전 APEC 회의 참석차 제주를 찾은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과 면담을 갖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협상 등 양국 간 통상·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산업부는 이날 한중이 APEC 등 다자체제 협력,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에 합의하고, 한중 FTA 서비스·투자 후속 협상 실무협의가 진전되고 있는 만큼, 협상 가속화를 위해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