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건강에 치명적인 고지혈증, 진단 기준 및 치료 방법은

고지혈증은 피 속에 지방 성분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진 상태를 말한다. 초기에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어 무심코 지나치기 쉬우나, 전신 혈관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뒤늦게 확인했을 땐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같은 만성병이 동반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주로 중장년층에게 많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인식되지만 요즘에는 서구화된 식습관, 운동 부족, 스트레스, 흡연, 불규칙한 생활 등으로 인해 20~30대 젊은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고지혈증은 총콜레스테롤이 200mg/dL 이상, LDL 콜레스테롤이 130mg/dL 이상, 중성지방이 150mg/dL 이상일 때 의심해볼 수 있다. 흔히 ‘좋은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HDL 콜레스테롤의 경우, 남성 기준 40mg/dL 미만, 여성 기준 50mg/dL 미만일 때 고지혈증일 가능성이 높다.

 

고지혈증은 당장 눈에 띄는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지만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혈관 내벽에 지방 찌꺼기가 쌓이면서 혈관이 점점 좁아지거나 딱딱해지는 동맥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동맥경화는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다양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심장에서는 협심증, 심근경색을, 뇌에서는 뇌출혈, 뇌경색을 일으킬 수 있다.

 

게다가 고지혈증은 간에도 영향을 준다. 피 속에 쌓인 지방이 간으로 몰리면서 지방간이 생기고, 그 중 상당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발전한다. 또한 콜레스테롤이 신장의 미세 혈관들을 막아 만성 신장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고지혈증이 있으면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같이 다른 만성질환이 생길 위험도 높아진다. 실제로 당뇨 환자의 87%, 고혈압 환자의 72%가 고지혈증을 함께 앓는다는 통계가 있다. 따라서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가 좋지 않게 나왔다면 이러한 문제를 가볍게 여기지 말고 즉시 적극적인 치료 및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고지혈증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약물치료를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대개는 식습관과 운동으로 2~3개월 관리한 뒤 다시 검사를 해보고 필요에 따라 약물치료를 결정한다.

 

포화지방, 트랜스지방이 많은 음식은 최대한 줄이고 채소, 통곡물, 식이섬유 섭취를 늘려야 한다. 고등어, 삼치, 꽁치 같은 등 푸른 생선에 풍부한 불포화지방산은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되므로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기름도 튀김유 대신 들기름, 참기름, 올리브유 같은 건강한 기름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 역시 빠질 수 없다. 유산소 운동은 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좋은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일주일에 150분 이상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등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여기에 근력운동을 병행하면 혈중 지방 개선 효과가 더 크다. 금연과 절주도 필수다. 흡연은 고지혈증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간접흡연까지 철저히 피해야 한다.

 

이경은  인계동 유레카내과 대표원장은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 등 동반 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이라면 바로 약물치료를 시작하는 경우도 많다. 약물치료에 대한 오해와 편견 때문에 약물 복용을 꺼리거나 임의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는 환자도 있지만, 장기 복용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꾸준히 약물을 사용해야 고지혈증을 효과적으로 다스릴 수 있다. 생활습관을 개선하여 수치가 안정되면 그 때 약을 줄이거나 복용을 중단할 수도 있으므로 의료진과 꾸준히 상담하며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이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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