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사우디에 ‘중동 전초기지’ 세운다

현대자동차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협력해 중동 지역 최초의 생산 거점을 마련한다. 사진은 현대차가 15일 사우디아라비아 킹 살만 자동차 산업단지에서 착공식을 개최한 사우디 생산법인(HMMME) 공장 조감도.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협력해 중동 지역 최초의 생산 거점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사우디아라비아 대표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사우디를 전초기지로 삼아 자동차 수요가 급성장하고 있는 중동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참이다. 

 

 현대차는 15일 사우디아라비아 킹 살만 자동차 산업단지에 있는 현대차 사우디아라비아 생산법인(HMMME) 부지에서 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 킹 살만 자동차 산업단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자동차 산업 발전을 목표로 킹 압둘라 경제도시에 신규 조성한 사우디아라비아 자동차 제조 허브다.

 

 HMMME는 현대차가 30%,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70%의 지분을 보유한 합작 생산법인이다. 2026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연간 5만대 규모의 전기차 및 내연기관차를 혼류 생산할 수 있는 공장으로 건설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기존 에너지 중심 산업 구조를 제조업, 수소에너지 등으로 다변화하기 위해 국가 발전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협력은 비전 2030의 핵심 주체인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자동차 산업 강화를 목표로 실행 중인 중점 사업 중 하나다.

 

 야지드 알후미에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부총재는 이날 착공식에서 “HMMME는 사우디아라비아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현대차와의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모빌리티 생태계 성장을 가속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함께 자사의 혁신 제조기술과 현지 우수 인재 및 인프라 등을 결합해, HMMME를 사우디아라비아 모빌리티 생태계의 성장과 발전을 가속하는 핵심 거점으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사우디와 카타르 등 중동 주요 국가들의 탄소중립 움직임에 발맞춰 현지 생산 전기차를 통해 친환경차 시장 공략도 속도를 낸다는 복안이다.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은 “이번 착공식은 현대차와 사우디아라비아 모두에게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의미한다”라며 “우리는 미래 모빌리티와 기술 혁신의 새로운 장을 열기 위한 초석을 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HMMME가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전 2030에 부응해 모빌리티 기술 개발 역량을 갖춘 현지 인재 양성 등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현대차의 이러한 해외 투자에 국내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장 부회장은 “해외 투자로 국내 투자가 소외되거나 위축되리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룹 차원에서 올해 국내에 약 25조원 정도의 투자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발표했는데, 미국에는 향후 4년 동안 31조원을 투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