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해제 영향 받았다...지난달 가계대출, 5조원 증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사진=뉴시스

지난 3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토지거래허가구역 일시 해제 기간에 신청된 대출이 반영되면서 지난달 가계대출이 상승 폭을 키웠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4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4조8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주택담보대출은 최근 늘어난 주택거래가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면서 전월보다 3조7000억원이 증가했다. 전세자금대출 역시 3월보다 7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3월 서울시가 토허제 해제를 하면서 주택 거래량이 늘어난 것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9300호를 기록하며 2월(6200호)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같은 달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5만호,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만6000호로 집계됐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 규모가 전월보다 상당 폭 확대됐다. 2~3월 중 늘어난 주택거래가 본격적으로 반영됐다”면서 “상여금 유입, 분기말 부실채권 매·상각 등 계절적인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까지는 지난 금융통화위원회 때 예상했던 흐름이고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박 차장은 “3월 하순 토허제 재지정 이후 서울 주택시장이 진정세를 보였다. 시간을 두고 가계부채 증가세도 점차 완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현재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말, 올해 초와 비교했을 때 증가했다. 가계부채가 언제든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경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기업대출은 큰 폭으로 증가 전환했다. 지난 3월 2조1000억원이 감소했지만 지난달에는 14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대기업 대출이 6조7000억원 늘어났고 중소기업대출도 7조6000억원이나 증가했다. 2020년 4월(27조9000억원) 이후 가장 높다.

 

박 차장은 “3월 기업대출 둔화 흐름이 이어졌을 때 수요와 공급 요인이 맞물렸다. 이번에 큰 폭으로 증가 전환한 것은 공급 측 제약 요인이 다소 개선된 영향이다. 1분기에 금융지주들이 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기업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가 경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업 영업을 재개했다”면서 “정책성 자금 지원도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통 기업들이 3월엔 재무 비율 관리를 위해서 기업대출을 일부 상환하는 흐름을 보인다. 4월은 배당금, 분기 말 일시 상환분 재취급 등의 영향을 받았다. 투자를 위한 자금 수요가 늘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은행 수신은 25조9000억원이 줄어들며 큰 폭으로 감소 전환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부가세 납부 및 배당금 지급을 위한 기업자금 유출, 지자체 재정집행자금 인출 등의 영향으로 축소됐다. 정기예금은 대출 확대에 따른 은행들의 예금유치 노력에도 배당금 지급 등에 다른 기업예금 감소 등으로 5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코스피는 글로벌 무역 분쟁 심화, 기업실적 둔화 우려 등으로 상당 폭 하락했다가 미국과 주요국 간 관세협상 진전 기대 등에 힘입어 큰 폭으로 반등했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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