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유럽최대 공조기기 업체 ‘플랙트’ 2조3000억원에 인수

삼성전자가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 플랙트그룹을 인수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에서 삼성기가 휘날리고 있다. 뉴시스 

 

삼성전자가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을 인수, 고성장하는 글로벌 공조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14일 밝혔다. 공조기는 실내의 온도, 습도 등을 조절하는 기계장치를 뜻한다.

 

삼성전자는 이날 영국계 사모펀드 트라이튼이 보유한 플랙트 지분 100%를 15억유로(약 2조3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연내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독일 서부 헤르네에 본사를 둔 플랙트는 데이터센터와 공장 클린룸, 산업·주거용 건물 등의 냉각 설루션을 전문으로 하는 냉난방공조(HVAC) 업체다. 1918년 설립된 100년 역사의 글로벌 공조 기업으로, 고객별 니즈에 맞춘 제품과설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라인업과 설계 역량을 갖췄다.

 

플랙트는 그동안 안정적 냉방이 필수인 대형 데이터센터, 민감한 고서·유물을 관리하는 박물관·도서관, 유동인구가 많은 공항·터미널, 항균·항온·항습이 중요한 대형 병원 등 다양한 시설에 고품질·고효율 공조 설비를 공급해왔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HVAC 사업 강화를 위해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글로벌 유통채널 강화를 위한 파트너십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로봇, 자율주행, 확장현실(XR) 등의 확산에 따라 데이터센터 수요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로 빌딩 통합 제어설루션과 플랙트의 공조 제어설루션을 결합, 안정적이고 수익성 좋은 서비스와 유지보수 사업의 확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가정과 상업용 시스템에어컨 시장 중심의 개별공조(덕트리스·Ductless) 제품으로 공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미국 공조업체 레녹스와 합작법인을 설립, 삼성전자 기존 판매채널에 레녹스 판매채널을 더해 북미 공조시장 공략도 강화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 노태문 사장은 “삼성전자는 AI, 데이터센터 등에 수요가 큰 중앙공조 전문업체 플랙트를 인수하며 글로벌 종합공조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공조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속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소식은 전날 블룸버그통신을 통해서 처음 전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운용해 트라이튼과 삼성전자의 인수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있으며 회사 가치는 15억∼20억달러(2조1000억∼2조8000억원)로 평가된다고 전한 바 있다. 

 

HVAC 시장은 AI 데이터센터 같은 전력 효율이 높은 냉방기 수요가 높아지면서 뜨거워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츠에 따르면 시장 규모는 지난해 3016억달러(약 427조원)에서 2034년 5454억달러(773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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