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후보 3명이 선거운동 이틀째인 13일 보수의 텃밭이라 불리는 대구·경북(TK) 지역을 나란히 찾았다. TK 지역은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하지만 선거운동 초반 대선 후보들이 집결하면서 주요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TK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경북 구미시, 대구광역시, 경북 포항시, 울산광역시를 차례로 방문해 집중 유세를 벌였다. 이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전에 가진 경청투어에서도 1박 2일간 경북 경주, 경남 창녕 등 영남 지역을 방문한 바 있다. 이 후보가 사흘 만에 민주당의 험지로 불리는 TK 지역을 찾은 것은 이 지역의 표심 공략과 함께 중도층의 호응을 끌어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대구(21.6%)와 경북(23.8%)에서 낮은 득표율로 고전한 바 있다. 민주당 선대위는 대구·경북 득표율은 30%, 부산·경남 지역은 40%대 중반 득표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후보는 구미역 광장 유세에서 “진영, 이념 뭐가 중요하냐. 우리 국민의 삶만큼 이 나라 대한민국의 운명만큼 중요하냐. 내 편보다 중요한 게 이 나라의 미래”라면서 “제발 이제 유치하게 편 가르기, 졸렬하게 보복하기, 이런 것 하지 말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전날 대전·대구에 이어 이날도 대구·울산·부산을 찾았다. 보수 텃밭인 영남에서 전통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단일화 과정에서 극심한 갈등을 빚은 만큼 선거운동 초반 영남권 유세 운동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이를 동력 삼아 당의 통합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대구 국립신암선열공원을 찾아 독립운동가 묘역을 참배했다. 신암선열공원은 국내 최대의 독립유공자 집단 묘역이다. 또한,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대구·경북 선대위 출정식을 가졌다. 이어 울산과 부산을 방문했다. 울산 뉴코아아울렛과 신정시장에서 유권자들과 인사했고 곧장 부산으로 이동해 자갈치시장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대구·경북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에서 “젊었을 때는 박정희 대통령에 반대했다”면서 “철이 들어서 가만히 보니까 제가 잘못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에 가서 ‘당신의 묘소에 침을 뱉던 제가 당신의 묘소에 꽃을 바칩니다’라고 참회했다”고 밝혔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도 대구를 찾았다. 원내 정당 중 가장 먼저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 후보는 지난달에도 대구·경북 지역에 장기 체류하며 교감을 나눴다. 선거운동 이튿날에도 대구를 찾아 자신의 주요 지지층인 2030 세대 유권자를 겨냥한 선거운동을 이어갔다. 이 후보는 출근 시간 대구 죽전네거리에서 유세를 펼쳤고 이어 경북대 학생식당에서 학식 먹기 행사를 진행했다. 오후에는 대구시 의사회관에서 지역 의료계 현안을 청취하기 위해 간담회를 개회했다. 대구 칠성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버스킹 형식으로 대화를 나눴고 퇴근 시간에는 2·28 공원을 찾아 시민들과 소통했다.

이 후보는 “대구·경북 중심으로 김 후보에 대한 사표를 거두고 하루빨리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이준석으로 대동단결해야 이재명 독주를 막을 수 있는 선거 분위기가 생긴다”면서 “이재명 후보는 입법 권력을 본인에 대한 방탄, 윤석열 정부 공격에만 사용했다. 지금까지 대구·경북 숙원사업을 도외시하고 분열을 조장한 건 대구·경북 시민이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