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인기 아티스트의 공백과 각종 논란으로 주춤했던 엔터테인먼트사 주가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서 비껴가고 중국의 한한령 해제 기대감까지 겹치면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국내 주요 엔터테인먼트 4개사(하이브·에스엠·JYP Ent.·와이지엔터테인먼트) 가운데 JYP Ent.를 제외한 3개사가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전날 차익 실현 물량 수요로 하락한 엔터주는 이날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날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전날 대비 1400원(1.97%) 오른 7만2500원에 마감했다. 에스엠(1.00%)과 하이브(0.56%), JYP(0.89%)도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하반기 엔터사들은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엔터주들은 대표 아티스트의 군 입대, 재계약 등에 의한 활동 공백, 실적 하락 등으로 급락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엔터주를 둘러싼 평가가 바뀌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엔터사들의 실적이 차츰 개선되고 올해 들어서는 미국의 관세 영향을 받지 않는 무풍지대로 인식되며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렸다. 여기에 8년 만에 한한령 규제가 해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최근 중국에서 관객 수만명 규모의 K팝 콘서트가 예고되면서 시장에선 한한령이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2017년 한한령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0%에 달했던 중국 매출 비중은 8%대로 급감했다. 이후 코로나19가 터지면서 4% 수준까지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엔터주가 중국뿐 아니라 서구권 팬덤 증가가 예상되면서 올해 우상향을 그릴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공연이 증가하면 해외 모객 수뿐 아니라 해외 공연의 개런티, 티켓가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김현웅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한령 해제 분위기가 무르익으며 이르면 하반기 또는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국내 아티스트의 중국 내륙 공연이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중국 공연시장 재개 시 효과는 연간 150만명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K팝 서구권 모객 수는 600만명으로 전망되며, 서구권 공연 시장 점유율은 올해 약 4%에 달할 것”이라며 “서구권 모객 수는 올해 전고점을 강하게 돌파한 상황이기 때문에 연간 1000만대 모객까지는 가파른 상승이 예상되며 서구권, 아시아, 중국을 모두 포함한 K팝 연간 모객 수는 2~3년 안에 2500만명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유혁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5월 엔터사 주가는 앨범 판매량 반등과 공연 모객 성장이 확인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한한령 해제 기대감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