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서 강아지와 함께할 수 있는 행사는 자주 열리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더 반갑고 즐거웠어요!”
MZ세대의 성지로 불리는 성수동이 반려가족을 위한 미니 백화점으로 변모했다. 지난 9~11일 서울 성동구의 편집숍 EQL그로브 2층에서 열린 ‘더현대 펫페어’를 통해서였다. 11일 리트리버 믹스견 소인이와 행사장을 방문한 반려인은 “근처에 사는데 우리 강아지와 함께 쇼핑을 하며 주말 데이트를 즐겼다”며 웃었다.
이번 행사는 반려동물 편집숍 위펫(We Pet)을 운영하는 현대백화점이 처음으로 연 외부 펫페어로, 국내 주요 펫 브랜드 26곳이 참여했다. 이날 현대백화점의 백구 캐릭터 흰디(Heendy)의 환영을 받으며 입장하는 강아지들이 주변 인파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었다. 개모차를 타고 온 반려견도 많았다.


펫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디자인포도그는 이번 행사에서 베스트셀러 딤섬 가방 등 다양한 반려동물 이동가방을 준비했다. 많은 반려가족의 관심에 브랜드 관계자는 “반려동물의 종, 신체 사이즈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며 “최근 반려동물과 함께 출입할 수 있는 장소가 늘면서 펫티켓 차원에서 이동가방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의로 유명한 BYC는 개리야스 여름 신제품 등 반려동물 의류를 소개하며 큰 관심을 받았다. 푸들 종인 단비의 보호자는 “단비가 더위를 많이 타는 편인데 개리야스는 여름철에 시원한 기능성 소재를 쓴다고 들었다”며 “실제로 와서 촉감을 확인하고 단비에게 입혀보니 잘 어울려서 구매를 했다. BYC가 사람 속옷으로도 유명한 브랜드라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한태형 BYC 홍보실 계장은 “개리야스는 사람용 의류와 똑같은 소재를 사용했다. 물에 적셔서 입히면 더 좋다”며 “방문객들의 반응이 좋아서 뿌듯했다. 행사가 열린 사흘 동안 귀여운 강아지를 많이 봐서 힐링한 것 같다”며 웃었다.


그밖에 라이프펫, 페스룸, 케나인, 골드로니 등 업체가 참여해 반려동물 의류, 하우스, 쿠션, 간식, 영양제, 장난감, 보울 등 다양한 상품으로 반려가족을 맞이했다. 야외에도 잔디 운동장이 마련돼 어질리티, 멍타로, 멍비티아이 체험이 가능했다. 강아지와 함께인 반려인이 다수였지만 펫페어가 신기해서 방문했다는 비반려인도 꽤 있었다. 여행 중인 듯한 외국인 방문객도 일부 보였다.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았다. 26개 브랜드가 각자 부스를 운영하면서 방문객들을 맞이하기에는 공간이 다소 협소해 보였다. 대형견을 위한 상품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전한 방문객도 있었다. 브랜드 관계자들은 9~10일 서울 지역에 비가 많이 내리는 바람에 더 많은 고객을 만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행사를 총괄한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라이프스타일 사업부 배진경 선임은 “첫 외부 펫페어를 위해서 6개월을 준비했다. 고객을 기다리는 것이 아닌 우리가 먼저 다가간다는 의미가 있었다”며 “반려동물 관련 산업은 영세업체가 많은데 성수동이라는 핫한 위치에서 동반 성장의 발판이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