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년공에서 변호사 겸 시민운동가로,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장에서 유력한 대통령 후보까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21대 대선에 나설 이재명 후보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만 졸업한 뒤 집안사정으로 경기 성남시로 이주해 일찍이 공장에서 소년공으로 일했다. 노동과 공부를 병행하며 검정고시로 중졸과 고졸 학력을 취득한 뒤 중앙대 법과대학에 진학했고 마침내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2000년대 인천시와 광주시의 노동상담소장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활동을 하는 등 사회운동에도 참여했다. 2004년 정계 입문을 결심했는데 당시 시민운동가 출신 변호사였던 그가 정계에 발을 들이기로 결심한 계기는 성남시립병원 설립 운동이었다.
이 당시 이재명이 운동을 주도하고 시민 1만여 명이 발의해서 지방공사 성남의료원의 설립을 추진했다. 그러나 성남시정의 여당이던 한나라당이 병원 설립의 근거가 되는 의료원 설립 및 운영 조례안의 심의를 저지했다. 이재명은 이에 분노한 나머지 자리에 주저앉아 눈물을 터뜨렸고 일부 시민들은 성남시청에서 소요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재명은 “정치를 해서 시민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자”고 결심한 후 마침내 정치계에 뛰어들었고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됐다. 2014년 재선에 성공하는 등 8년 재임기간 동안 7000억원에 가까운 성남시 부채를 해결하고 높은 공약 이행률로 주목받았다.

2017년 민주당 제19대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서 3위에 머물렀으나 이듬해 경기도지사에 당선되며 날개를 달았다. 차기 대권주자라는 평가답게 2021년 민주당 경선을 뚫고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하지만 이듬해 3월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0.73%포인트 밀린 2위로 낙선했다.
그 뒤 2022년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원내 입성했고 이어진 전당대회를 통해 민주당 당대표로 선출됐다.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 재선, 당대표 연임에 성공한 그는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 전 대통령의 파면에 앞장섰다. 그리고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로서 두 번째 도전에 나선다.
불우한 가정형편의 초졸 소년공이 변호사로 성장하고 시민운동가에서 대통령 후보로 발돋움한 이 후보의 생애는 서민층 지지의 기반이 되고 있다. 특히 소년공 시절 프레스기에 팔이 흔들어 왼팔이 휘면서 6급 지체장애인이 되는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공부를 놓지 않으며 비교적 이른 나이인 20대 중반에 변호사가 된, 개천에서 용이 난 스토리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 보여준 높은 공약 이행률과 더불어 이 후보의 강점으로 부각된다.
반면 피고인 신분으로 범죄 혐의의 재판을 받은 적이 여러 번 있다는 사법 리스크, 도덕성 논란 등은 이 후보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