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대 은행 금융사고 857억원…“내부통제 강화로 적발↑영향”

-피해 건수 13건 달해…작년 피해액 절반 초과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로 과거 사례 적발 늘어

한 시민이 서울 시내에 설치된 은행 ATM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은행권이 지난 수년간 내부통제 강화 대책을 내놨지만 5대 은행 금융사고 피해액이 올해 들어서만 857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에서는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함에 따라 과거에 발생한 임의 대출 적발 건수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올해에만 13건의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피해 금액으로 보면 857억9900만원에 달한다.

 

 농협은행에서는 지난달 초 공시한 외부인 과다대출 사고로 204억9310만원을의 금융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지난 2022년 2월 10일부터 2023년 4월 25일 동안 발생했으며, 대출상담사가 다세대 주택 감정가를 부풀려 설정해 주택담보대출을 과다하게 내어주면서 발생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에만 16건의 허위 매매 계약서를 이용한 109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포함해 총 453억7600만원에 달하는 금융사고가 터졌다. 이 중 100억원 이상 규모의 대형 사고도 3건 포함됐다. 뿐만 아니라 금융감독원이 지난 2월 발표한 2024년 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 결과에서 농협은행은 649억원 규모의 부당 대출이 적발되기도 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신한은행에선 직원이 업체 신용등급을 임의로 조정해 대출을 실행해 횡령한 사건도 발생했다. 수출입 업무 담당 직원이 은행과 거래 중인 업체의 명의를 도용해 대출받는 방식으로 3년 동안 17억원을 횡령했다.

 

 은행권 금융사고 건수와 피해 금액은 지난해부터 큰 폭으로 증가했다. 5대 은행의 금융사고 건수는 지난 2020년 51건에서 2023년 36건까지 감소했다가 지난해 86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들어 은행권 금융사고 건수와 피해 금액은 13건·857억9900만원으로 피해 금액 기준으로 벌써 지난해(1774억원)의 절반을 넘어섰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은행권에서는 자체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함에 따라 과거에 발생한 임의 대출 규제건 적발 건수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적발한 금융사고는 은행의 자체 내부통제 시스템을 통해 발견됐다”며 “은행 대출 역시 직원이 하는 업무이기 때문에 금융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니터링하고 이상징후를 탐지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서도 내부통제 강화에 힘쓰고 있다. 

 

 나아가 전문가들은 내부통제 시스템에 건전한 기업문화까지 더해져야 금융사고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병관 한국금융연구원 부장대우는 “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기업 불상사의 원인을 보면 불상사가 일어난 배경에 수익지상주의, 권위주의, 과도한 파벌주의 등과 같은 불건전한 기업문화가 존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기업이 조직으로서 신뢰를 확보하려면 경영진이 솔선수범하고 직원 한 사람이 신뢰와 윤리에 입각해 올바른 판단과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전한 기업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선 조직 내부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직원이 상호 존중하고 상하구조와 관계없이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을 거리낌없이 발언할 수 있는 관계성이 필요하다”며 “위기 관리의 초기 대응에 실패할 수 있으므로 의사소통에 대해 심리적 안정성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함으로써 건전한 조직문화에 대한 공감대를 얻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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