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과 관세 관련 큰 틀의 합의를 이뤘다고 지난 9일 공식 발표했다.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10만달러를 회복했으며,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코인 관련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이어 11일 개인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중국간 첫날 무역협상에서 많은 합의가 있었다”고 밝히면서 가상자산 시장은 물론 비트코인과 가격 흐름의 상관관계가 높은 기술주 전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미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1.78% 오른 10만4710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9일 2개월여 만에 10만달러선을 회복한 후 이틀 만에 10만4000달러선을 넘어섰다. 주요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코인) 상승폭도 가파르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9.83% 뛰어올라 2586달러, 엑스알피(리플)은 5.39% 오른 2.46달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띄운 도지코인은 무려 21.39% 폭등해 0.26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상승세에 힘입어 미국 뉴욕증시에선 코인베이스, 로빈후드, 마라홀딩스, 헛8 마이닝, 스트레티지 등 코인 관련 주요 종목들도 나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3주간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 53억 달러가 유입된 것도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호재로 작용했다. 투자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올해 2분기 중 비트코인이 12만 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하면서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 기업들이 가장 먼저 반응했다. 나스닥 상장사 코인베이스는 최근 한 달간 17.51%, 로빈후드는 34.9%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유한 스트레티지(Strategy)도 최근 한 달 새 52.76% 상승하며 주가 반등에 성공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개별 국가와의 관세협상이 타결되었다는 점은 상호관세 유예기간 만료 이전에 주요 교역국과의 관세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고율 관세 충격 우려가 한층 완화되면서,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에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상호관세 리스크 완화로 인해 금리 동결 기조가 연장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기술주 역시 긍정적인 수급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만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미·중 관세 협상이라는 핵심 이슈는 여전히 금융시장의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박 연구원은 “영국과의 관세협상 타결에도 불구하고 여타 국가와의 관세 협상이 순탄하게 진행될지와 더불어 미국내 공급망에 큰 타격을 줄 미·중 협상은 여전히 금융시장이 경계해야 할 잠재 리스크”라고 전망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