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스타트업 ‘원팀’, 상생 넘어 새로운 가치 창출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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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테크 스타트업 고피자와 유통 대기업 GS리테일의 협업 사례. 고피자 제공

 상생을 위한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협력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대기업은 스타트업의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활용해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스타트업은 대기업의 자본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시장 진출과 확장을 가속화하며 상호 보완적 관계를 형성한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은 기업 간 제휴는 물론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참여와 협업을 통한 새로운 사업 모델 창출 등 다양한 형태로 협력하고 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업은 유통, 커머스, 금융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다. 단순한 투자나 지원을 넘어 기술과 자원이 융합해 서로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특히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는 환경 속에서 대기업의 안정적인 사업 기반과 스타트업의 기술 혁신이 만나 소비자 경험을 개선하며 윈윈(win-win)이 되는 협력 모델이 자리잡는 추세다.

 

◆편의점 유통망 품은 푸드테크 스타트업, 국내외 확장 가속

 

 국내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단순한 자금 지원이나 기술 육성을 넘어 실질적인 파트너로 협력, 시너지를 창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고피자와 유통 대기업 GS리테일의 협업이 대표적이다. 양사는 협업을 통해 전국 유통망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기반을 마련하는 등 시너지를 내고 있다.

 

 고피자와 GS리테일은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1인 피자’ 수요 확대에 주목, 지난해 4월 전략적 제휴를 맺고 ‘GS25 X GOPIZZA’ 프로젝트를 본격화했다. 이를 통해 고피자는 자체 개발한 초저온 급속 동결 도우와 소형 오븐 ‘고븐 미니(GOVEN MINI)’를 기반으로 최소 공간과 인력만으로 운영 가능한 즉석 조리형 피자 제품을 GS25에 공급하고 있다. GS리테일은 프리미엄 즉석식 카테고리를 강화, 상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협력의 성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고피자 제품은 2024년 5월 GS25 매장에 처음 도입된 이후 같은 해 10월 기준 도입 점포 수가 1000곳을 넘었으며, 올해 안에 도입 매장을 약 2000곳까지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고피자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 세븐일레븐과 협력해 현지 30개 매장에 진출했다. 향후 3년 내 80개 매장으로 넓힌다는 목표다. 고피자는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6% 증가한 199억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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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형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젠투 이미지. 와들 제공

◆급성장하는 오픈이노베이션…스타트업에 새로운 기회 열다

 

 지난 2월 한국무역협회(KITA)가 발간한 ‘한국의 오픈이노베이션 현황 및 활성화 정책 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과 이에 참여한 대기업 수가 2018년 7건·18개사에서 2023년 87건·361개사로 대폭 증가했다. 업종 역시 바이오·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 제조업 중심에서 플랫폼·핀테크·헬스케어 등 서비스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의 구매 전환을 지원하는 대화형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젠투(Gentoo) 개발사 와들은 서울시 주최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 '트라이 에브리싱 2024(Try Everything 2024)'에서 네이버클라우드가 주관한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와들은 이번 행사에서 행사장 내 마련된 부스에서 젠투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참가자들은 젠투를 직접 체험하고 서비스에 대한 피드백을 남겼다. 이어 행사에 참가한 타 AI 스타트업들과 함께 진행된 패널 토의에 참여, 네이버클라우드와의 협업 사례와 하이퍼클로바X 기반 AI 기술 활용 경험을 공유했다.

 

 와들이 제공하는 젠투는 고객과 연속적인 대화를 통해 구매 의도를 분석하고, 맞춤형 제품을 추천하는 기업용 소프트웨어(B2B SaaS)로, 베테랑 점원처럼 고객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정보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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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 이미지. 루센트블록 제공

◆금융권-스타트업 상생, 지역경제 활성화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 창출

 

 전통 금융권과 스타트업의 협력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새로운 사업 모델 창출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하나은행은 대전 유성구 궁동 스타트업파크 내 청년 창업 지원 공간을 조성하는 대전 스타트업 지원 사업을 통해 지역 내 예비 창업자와 기존 창업자를 위한 인프라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대전 스타트업파크는 총 3개 동으로 구성되며, 이 중 1개 동은 핀테크 스타트업 루센트블록이 운영하는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를 통해 지난 4월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가 완판됐다. 소유는 상업용 부동산을 소액 단위로 증권화해 누구나 쉽게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하나은행은 건물 매입 및 리모델링을, 대전시는 구축된 시설의 운영을 지원한다. 여기에 루센트블록이 부동산 조각투자 모델을 접목하면서 금융, 공공, 스타트업이 협력하는 구조가 형성됐다. 이는 청년 창업자에게 실질적인 자립 기반을 제공하는 동시에 핀테크와 부동산이 융합된 새로운 금융 모델이 지역 경제에 안착하는 사례로 주목받는다.

 

 이러한 협력은 지역 내 자금 흐름을 활성화하고 금융 서비스의 지역 확장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 수도권 중심의 금융권 구조를 보완하면서 부동산과 핀테크가 결합된 혁신적인 투자 방식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협력이 더욱 긴밀해지면서 기술 혁신과 사업 모델의 다각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아우르는 상생 생태계가 조성되는 등 산업 전반에 선순환 구조를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단순한 투자나 기술 지원을 넘어, 사업 모델 고도화를 통해 상생과 혁신의 길을 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협력을 통해 B2B와 B2G 시장 연계는 물론, 신산업 개척이라는 더 큰 가능성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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