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한국 경제…1분기 성장률 주요 19개국 중 꼴찌

서울 중구 명동을 찾은 외국인 여행객들이 화장품 매장 앞을 지나고 있다. 뉴시스

 

우리나라 1분기 경제 성장률 부진 폭이 세계 주요국들보다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경제 여건이 악화되고 낮은 성장률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민간 소비와 건설 등 한국 내수의 구조적인 취약성이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분기 대비)은 -0.246%다. 이는 지금까지 1분기 성장률을 발표한 19개 나라 중 가장 낮다. 

 

1분기에 역성장한 나라도 많지 않은 데다 뒷걸음의 폭도 커 저성장 고착화 우려도 확대되는 상황이다.

 

19개국 중 18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이고, 비(非)OECD 국가로서는 유일하게 중국이 포함됐다.

 

1분기 성장률 1위는 아일랜드로 3.219%였고, 중국(1.2%)·인도네시아(1.124%)가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와 GDP 규모가 비슷한 스페인도 0.568%의 성장률로 4위에 올랐다. 

 

세계 1위 경제 대국이자 자국 관세 정책 혼란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미국의 역성장(-0.069%) 정도도 한국과 비교하면 크지 않다. 

 

주요국 중에서는 아직 일본과 영국이 1분기 성장률이 나오지 않았는데, 두 나라의 성적도 우리나라보다 나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최근 블룸버그가 조사한 주요 기관의 국가별 성장률 전망치 컨센서스(평균)를 보면, 1분기 일본과 영국의 성장률은 각 -0.1%, 0.6%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경제 성장 하위 성적표는 1년째 이어지고 있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1.3%로, 주요 36개국(콜롬비아·리투아니아 제외 36개 OECD 회원국+중국) 가운데 중국(1.5%)에 이어 6위 수준이었다. 그러다 2분기에 0.2228%로 뒷걸음쳤고, 3분기에도 반등에 실패하면서 26위에 그쳤다.

 

소비가 위축되고 건설투자 등이 살아나지 못한 상태에서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이 이어져 4분기에는 0%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성장률도 하위권인 29위로 주저앉았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한국 경제의 침체가 뚜렷한 상황으로 내수가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한국경제연구원(KDI)은 지난달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소비 증가세는 미약한 수준을 보이며 내수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12월 1.7%에서 0.7%로 1.0%포인트나 하향 조정했다. 

 

하향조정의 가장 큰 이유로는 소비와 투자의 내수 불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경기 선행지표들의 뚜렷한 반등 신호를 포착할 수 없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향후 트럼프 관세 인상 정책의 파급 영향 등 대외 불확실성의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것이기에, 이제부터 수출 경기 침체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역성장을 기록한 경제가 올해 연간 1%라도 성장하려면 나머지 분기에 평균 0.40~0.45%의 성장률을 유지해야 한다.

 

이 때문에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재정을 통한 경기 부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여·야가 합의한 추경은 13조8000억원이지만 이는 성장률 제고 효과에는 큰 차이가 없는 규모다. 이에 올 하반기 2차 추경이 집행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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