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치킨게임’ 美-中 첫 무역협상... 트럼프 “큰 진전 이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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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AP 뉴시스

 치열한 관세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첫 고위급 무역 협상을 진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중 무역 협상이 끝난 뒤 “많은 합의가 있었고, 큰 진전을 이뤘다”고 언급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이끄는 양국 대표단은 이날 제네바에서 회담을 진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측 대표로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함께 참석했다. 중국 대표단에는 공안과 마약 단속 분야의 최고위급 인사인 왕샤오훙 공안부장이 포함됐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인 양국 장관급 당국자가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45%로 높였다. 중국은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1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글로벌 경제 강국인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이 전면전 양상을 보이면서 양국 경제 모두 타격을 받았고, 세계 경제에도 불확실성이 가중됐다.

 

 이번 협상에서 중국 측은 미국이 대중국 초고율 관세 취소를 결단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국은 관세를 내리려면 중국이 자국 시장을 미국에 대대적으로 더 개방하고, 대미 희토류 수출 중단 등의 조치들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오늘 스위스에서 중국과 매우 좋은 회담이 있었다”며 “많은 것이 논의됐고, 많은 것에 동의가 이뤄졌다”고 적었다. 이어 “우호적이지만 건설적인 형태로, 완전한 (미중 무역관계의) 리셋(재설정) 협상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과 미국의 이익을 위해 미국 업계에 중국이 (시장을) 개방하는 것을 보고 싶다”며 “큰 진전이 이뤄졌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번 회담은 그간 양국의 긴장을 완화하고 향후 협상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관세 인하 등 구체적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양국의 신경전이 상당 기간 더 지속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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