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금융그룹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동양생명, ABL생명의 자회사 편입을 승인받았지만 본격적인 편입 과정에 들어가면 적잖은 어려움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보험사 인수를 통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로 4대 금융지주로서의 경쟁력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직 문화와 영업 방식이 다른 두 보험사를 우리금융 자회사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마찰을 최소화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의 자회사 편입을 조건부 승인받으면서 지난해부터 검토해 온 두 보험사에 대한 그룹 편입 준비 작업을 본격적으로 착수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의 전반적인 ▲규정체계 ▲재무·회계 ▲리스크 관리 ▲준법감시 ▲금융소비자 보호 ▲전산시스템 등에 그룹 경영관리체계를 적용해 시스템 전반을 정비할 계획이다. 또 두 보험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그룹 회장 주재의 소통 프로그램을 마련해 기업 문화 혁신 의지와 비전을 공유하고 우리금융 소속감과 일체감을 높일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매도인과 상호 협력할 부분, 세부 일정 등을 지속 협의하며, 7월 초 두 보험사의 주주총회를 개최해 경영진을 선임하는 등 자회사 편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을 ‘탄탄한 자본관리에 기반해 혁신·성장하는 보험사’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단순한 외형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내실 성장, 건전한 자본 관리를 중심의 경영을 할 구상이다. 나아가 은행을 통한 보험상품 판매 확대, 유휴 은행점포 등을 활용한 요양 및 헬스케어 사업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각각 34조5776억원, 18조6651억원이다. 두 보험사를 통합하면 약 53조원 규모로, 업계 6위에 해당한다. 우리금융은 자산뿐 아니라 수익성 측면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보험사 운용자산을 그룹 계열사인 우리자산운용에 위탁하는 등 그룹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적극 발굴하고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우리금융이 보험사 자회사 편입에 따른 사업 다각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 출범 이후 이번 보험사 인수를 통한 향후 성장과 수익 확대가 기대된다”며 “선제적 충당금 적립으로 향후 건전성 대응능력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유효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도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영업 기반이 일정 부분 확보된 상태이며, 보험사 편입 승인으로 향후 사업 다각화 진전을 통해 경상 수익성 확대가 가능할 전망”이라며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과 함께 상승한 자본비율이 주주환원 여력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두 보험사의 조직 문화와 영업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금융으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적잖은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고용 승계가 가장 민감한 부분으로 지목된다. 현재 양사 노동조합은 고용 보장과 매각에 따른 보상 등을 주장한다. 두 보험사의 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총 1639명에 달한다. 과거 보험사 통합을 진행한 신한라이프(1533명), 농협생명(1044명)과 비슷한 규모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