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바이오사이언스의 매출이 1년 만에 약 7배 상승했다. 독일 기업 IDT바이오로지카 인수 효과다.
7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연결기준 올해 1분기 실적을 알리며 매출 1546억원, 영업적자 15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인수 절차를 끝낸 IDT의 실적이 반영되면서 매출은 1년 전(223억원)보다 크게 뛰어올랐고, 영업적자 전년 동기(281억원) 대비 46% 감소했다.
IDT는 영업적자에 시달리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인수된 직후인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했고 이번에도 기조를 이어왔다.
회사 측은 “IDT 설비의 운영 효율화와 생산량 확대가 배경”이라며 “향후 매출 추가 상승 및 성장 가속화를 위한 전략적 사업 확장도 추진하면서 올해 연간 매출 4100억원 돌파와 동시에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하겠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자체 백신의 글로벌 시장 진출 및 내수 시장 확대도 가속화됐다.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는 올해부터 남반구 수출 물량의 확대가 이뤄지고 있으며, 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는 범미보건기구(PAHO) 선행입찰 추가 수주에 성공하며 중남미 시장 공급 기간을 2027년으로 늘렸다.
두 제품 모두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에서도 수년째 공고히 시장을 선도하며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또 국내에서 개발된 유일한 대상포진백신인 ‘스카이조스터’는 가격 경쟁력과 접종 편의성을 강점으로 국내 공급량을 늘려가고 있고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수출도 추진 중이다.
글로벌 기업인 사노피와 전략적 협업 강화도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는 앞서 사노피의 백신 6종과 RSV 예방 항체주사에 대한 국내 공동 판매 및 유통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중 소아용 6가 혼합백신 ‘헥사심’은 올해 1월부터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적용됐고 RSV 예방 항체주사 ‘베이포투스’는 2월부터 영유아 대상 접종을 개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매출 확대가 예상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래를 위한 투자도 이어간다. 사노피와 공동 개발중인 21가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후보물질은 글로벌 임상 3상 투약이 진행중이며, 더 넓은 예방효과를 기대하는 영·유아 및 소아용과 성인용 차세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개발도 올해 본격 착수한다.
mRNA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일본뇌염 백신 후보물질의 글로벌 1/2상 임상도 진행 중이다. 지난달엔 글로벌 기업이 보유한 유일한 국내 mRNA 특허를 허물며 기술 확보 노력에 진전을 이루기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를 통해 팬데믹 대응에서 더 나아가 다양한 질병에 대처 가능한 mRNA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고 치료제 등으로 활용 영역을 넓혀 나갈 예정이다.
이울러 회사는 최근 질병관리청이 주관하는 조류독감(H5N1) 백신 개발을 위한 정부지원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는 차기 팬데믹 발생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높은 바이러스에 대비해 백신을 개발하는 국가적 프로젝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감, 코로나19 등의 예방 백신을 상용화한 세포배양 기술을 활용해 조류독감 백신을 개발할 예정으로 내년 하반기 임상 1/2상 진입이 목표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향후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성장을 이어가는 동시에 IDT의 안정적 성장, 자체 개발 백신의 신규 시장 개척 등으로 실적을 빠르게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