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워야 산다] 브랜드 간판 역할까지…기업 자체 캐릭터 전성시대

관람객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다레이 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4 라이선싱 엑스포에 전시된 무너 크루를 살펴보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의 자체 캐릭터 무너 크루는 최근 일본 순회 공연을 돌고 있다. 롯데홈쇼핑의 벨리곰은 일본의 한 백화점 이벤트의 앰버서더(홍보대사)로 발탁됐다. 에쓰오일의 구도일은 일반 기업은 물론 경찰까지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업종을 불문하고 잘 만든 캐릭터 하나가 기업의 새 먹거리로 부상하는 요즘이다. 기업들은 캐릭터를 앞세워 MZ세대 소비자들과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것을 넘어 오프라인 팝업스토어 행사로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이종업종과 협업을 진행하며 캐릭터 지식재산권(IP)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LG유플러스 무너, 일본 평정?

 

대표적으로 당당한 MZ세대 직장인을 콘셉트로 한 LG유플러스의 무너를 꼽을 수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무너 관련 매출은 4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출시 첫해인 2020년과 비교해 450%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거둔 라이선스 매출과 굿즈 판매 등 오프라인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LG유플러스는 올해 들어 캐릭터 강국 일본에서 무너를 소개하는 팝업스토어를 순차적으로 운영하며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2월 나고야를 시작으로 3월 삿포로와 오사카, 지난달 후쿠오카와 요코하마에서 순차적으로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결과, 누적 방문객은 4만여명으로 의미있는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이번 팝업스토어는 일본 현지 제조사가 무너 IP 라이선싱 권한을 받아 직접 굿즈를 제작한 사례로, 향후 무너 IP 수출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LG유플러스는 현지 소비자 반응을 바탕으로 라이선싱 수출과 국내 사업 활성화 기회도 모색할 예정이다.

 

황금연휴를 맞아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의왕점에서 진행 중인 초대형 벨리곰 전시에 방문객들이 몰려있다. 롯데홈쇼핑 제공

◆롯데홈쇼핑이 탄생시킨 벨리곰

 

귀여운 생김새에 푸근한 매력을 겸비한 분홍색 곰 캐릭터 벨리곰이 등장한 곳에는 인증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든 인파로 북적인다. 그 명성은 해외에서도 익히 알려져 최근 일본 루미네백화점이 진행하는 서울 테마 행사의 메인 앰버서더로 발탁되는 기염을 토했다.

 

벨리곰은 2018년 롯데홈쇼핑 사내 벤처를 통해 탄생한 캐릭터로 더욱 뜻깊다. 특유의 귀여운 외형을 앞세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170만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벨리곰은 2022년 잠실 롯데월드몰 야외 전시를 통해 유명세를 탔으며, 이후 IP 사업을 본격 전개한 결과 누적 매출은 200억원을 넘어섰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벨리곰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을 출시했으며, 롯데월드 어드벤처에 체험형 시설인 벨리곰 미스터리 맨션을 여는 등 콘텐츠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달 들어선 황금 연휴를 맞아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의왕점에서 초대형 벨리곰 공공전시를 진행해 가족 단위 쇼핑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에쓰오일을 대표하는 캐릭터 구도일이 티웨이항공 신규 취항지를 알리는 콘텐츠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에쓰오일 제공

◆에쓰오일의 구도일과 금호타이어 또로-로로 커플

 

에쓰오일의 간판으로 활약하는 캐릭터 구도일은 2012년 5월 처음 세상에 등장했다. 좋은 기름(Good Oil)이라는 뜻을 담고 있으며, 에쓰오일의 고유 색상인 노랑색과 녹색을 사용해 상징성을 더했다.

 

에쓰오일은 구도일을 앞세워 친근하고 호감 가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구도일은 TV 광고는 물론 SNS 콘텐츠까지 넘나들며 소비자와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도루코, 티웨이항공 등 이종업종과 협업을 진행했으며 피싱 사기 예방, ESG 실천 등 뜻깊은 캠페인에도 얼굴을 비추고 있다.

 

CGV에서 영화를 한 편이라도 관람한 경험이 있다면 극장 비상대피도를 안내하는 흰색 캐릭터가 바로 떠오를 것이다. 바로 금호타이어의 또로와 로로다. 두 캐릭터는 2011년 탄생했으며, 도로 위를 타이어가 굴러가는 어감을 표현한 이름으로 재미를 더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전기차용 타이어를 캐릭터화한 또리를 새롭게 공개하며 세계관을 확장했다. 또리는 또로와 로로 사이에서 탄생한 아기 캐릭터로, 성장기를 담은 에피소드를 통해 금호타이어의 전기차용 타이어 개발과 발전 과정을 전파할 예정이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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