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태어날 때 대부분 평발 상태로 태어난다. 이후 3~4세부터 아치가 서서히 형성되기 시작하고, 10세 전후에 정상적인 발바닥 아치를 갖추게 된다.
그러나 일부 아이들은 이 시기 이후에도 아치가 제대로 발달하지 않거나 비정상적으로 낮은 상태를 유지한다. 이런 상태를 ‘소아 평발’이라고 한다. 평발을 제 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점차 평발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하거나 통증을 겪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아이가 평발인 경우, 보행 시 피로감을 느끼거나, 발목, 무릎, 종아리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걸을 때 자주 발을 접질리는 등의 증상도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활동량이 줄어들고 자연스럽게 체중 증가와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체중이 증가하면 발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지고, 평발로 인한 통증이 더욱 심해지면서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발목, 무릎, 척추 등 다른 관절에까지 영향을 미쳐 정상적인 발달과 성장을 저해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초기에 소아정형외과를 찾아 평발을 교정해야 한다.

소아 평발을 조기에 발견하면 특수 깔창을 활용해 발바닥의 균형을 맞추고 근력 운동을 통해 발의 힘을 키우는 등 비수술치료를 적용할 수 있다. 아이가 성장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발의 아치가 발달하도록 돕는 것이다.
하지만 평발이 10세 이후까지 지속되거나, 아이가 발의 불편함을 호소할 때는 좀 더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소아정형외과 전문의와 상담하여 정밀 검사를 받고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평발인 사람은 무지외반증이나 부주상골증후군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부수적인 문제도 함께 점검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아 평발은 일반적으로 보조기구와 운동 등 비수술 방식으로 이루어지지만, 성장판이 열려 있는 시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도 있다. 만 10세 이후에도 평발로 인한 통증이나 불편함이 지속된다면,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통해 발바닥 아치를 교정할 수 있다. 소아 평발 수술 방식은 성장판이 열려 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지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과 상담을 통해 수술 여부나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수원 매듭병원 소아정형외과 심종섭 교수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들이 평발인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시간이 지나도 발의 아치가 생기지 않는다면 전문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특히 10세 무렵까지 발의 아치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늦기 전에 소아정형외과를 찾아야 한다. 아이의 평생 성장이 달린 문제이므로 보호자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