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뜨거워지는 가상자산] 예측 어렵고 높은 변동성…고령층 노린 폰지 사기 주의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1분기 가상자산 성적은 저조한 편이었지만 비트코인이 점차 가격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며, 3·4분기에는 리플, 도지코인 등 알트코인의 현물 ETF 승인이 기다리고 있어 반등할 거라는 기대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가상자산은 거품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블록체인의 전산 처리 속도, 거래 속도, 데이터 저장 용량 등의 한계가 있고, 거래가 늘어나면서 서버 용량 부족으로 인한 전산 장애, 해킹 등의 시스템 사고를 비롯해 투자·금융사기의 문제도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은행의 2024년도 지급결제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100조원을 돌파했다. 가상자산 투자자 수도 1825만명에 달했다. 예치금은 10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렇게 투자가 탄력받는 모습에 대해 한은은 “지난해 1월 미국과 같은 해 4월 홍콩 등 주요국의 가상자산 현물 ETF 승인, 유럽연합(EU)의 암호자산 규제법안 시행 등이 규제 불확실성 해소에 크게 기여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24시간 운영되는 가상자산은 가격의 변동성이 크고 시세조종, 투기거래의 가능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으며, 이를 악용한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지난 3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가상자산거래소 간 차익거래로 수익을 내고 수익금을 코인으로 지급한다며 불특정다수로부터 코인을 예치 받은 불법 가상자산사업자가 나타나 금융감독원이 소비자경보를 발령한 바 있다.  

 

금감원은 “이러한 업체는 초기에는 약속한 수익금을 지급할 수도 있지만 신규 투자금을 재원으로 하는 폰지사기(돌려막기)일 가능성이 크며, 투자금 손실 위험도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달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거래로 매일 투자금의 2%를 돌려준다며 1400여명에게 300억원 넘는 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힌 사례도 있다. 해당 사건의 피해자 중 약 86%가 50~70대의 고령층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들 피해자들 대부분이 가상자산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는 점을 이용해 주요 범행 대상으로 선정했다”며 “가상자산 거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원금 보장, 안정적 수익 약속만을 믿고 투자할 경우 사기 피해 가능성이 높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때는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전산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계엄 직후 업비트, 빗썸, 코인원 등 주요 거래소 3개사에서 전산장애가 발생했고 주요 원인은 트래픽 집중에 따른 서버 용량 부족 등으로 확인됐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이 전산장애와 관련해 업비트는 보상신청 1135건 중 53.2%에 달하는 604건(31억6000만원), 빗썸은 187건 중 82.4%에 달하는 154건(5억원)을 보상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비축한다는 정책을 발표한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으로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며 폭락을 예상한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블룸버그 뉴스 인텔리전스 소속 시니어 매크로 전략가 마이크 맥글론은 “트럼프발 관세 전쟁으로 시장 매도세가 심화되면서 가상자산이 엄청난 조정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가상자산 시장은 투기와 고평가가 심각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김경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ETF발 수요는 미 증시 반등으로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으나 트럼프 리스크와 거시경제적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라며 “가격 및 수요 관련 주요 지표가 회복세를 보일지라도 가장 중요한 유동성·거래량 지표, 수요 면에서는 확실한 변곡점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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