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MZ세대 사이에서 가상자산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수익의 새로운 대안으로 여기고 소소한 구매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중이다. 올해 밈 코인이 주목을 받는 등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6일 한국금융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등 여러 선진국을 비롯한 전 세계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가상자산 투자 선호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가상자산 결제대행사(PG사)인 트리플 A의 지난해 조사 결과 전 세계 5억6000만명의 가상자산 소유자 중 25~34세 비중이 3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미국인 10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1~43세의 젊은 투자자 중 72%가 전통적인 주식과 채권 투자만으로는 평균 이상의 투자 수익을 달성할 수 없다고 믿는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과 프랑스에서도 젊은 세대의 가상자산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이들의 투자 비율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가상자산시장법(MiCA)을 도입한 유럽은 가상자산 결제가 보편화하고 있다. 가상자산 결제 플랫폼 우빗이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유럽 내 가상자산 결제의 70%가 소매 음료 구매에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음료 구매와 같은 일상생활에서의 소비에 스테이블코인 결제 방식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가상자산에 대한 높은 관심은 밈 코인으로 이어졌다. 밈 코인은 내재적 효용이 없는 투기적 성격의 가상자산으로, 가격이 낮고 유동성이 작으며 변동성은 큰 것이 특징이다.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한 상품이다.
지난달 21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하면서 새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교황 선출 비밀 투표)가 7일부터 열리는 가운데 교황 후보들을 테마로 한 밈 코인이 눈길을 끌고 있다. 차기 교황 후보로 꼽히는 이탈리아의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을 테마로 한 밈 코인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이 발표된 지 몇분 만에 2000% 넘게 가격이 뛰었다. 필리핀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 가나의 피터 코도 아피아 턱슨 추기경 등 차기 교황 물망에 오른 이들을 테마로 한 밈 코인도 상승 곡선을 그렸다.
올해 들어 주춤했던 솔라나 블록체인 기반 밈 코인도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밈 코인인 오피셜 트럼프($TRUMP)를 비롯해 솔라나 계열 밈 코인들의 가격이 최근 크게 올랐다. 오피셜 트럼프는 지난달 23일 $TRUMP를 가장 많이 구매한 220명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수 있다는 내용이 알려진 후 75%가량 올랐다. 또 다른 솔라나 기반 밈 코인인 파트코인 역시 올해 들어 최대 370% 오르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파트코인은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발행한 밈 코인으로 지난해 10월 발행됐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인기를 얻으며 가격이 오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주니어와 차남 에릭은 지난해 10월 가상자산 플랫폼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l)을 설립해 트럼프 밈 코인 등을 발행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의 높은 관심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앳킨스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취임 후 열린 SEC의 첫 가상화폐 원탁회의에서 규제 점검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조 바이든 정부와의 차별화를 예고했다. 자신을 가상자산 대통령이라 칭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이전과는 다른 규제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